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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득점한 뒤 이렇게 기쁘지 않았던 적은 처음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김건희는 상주 소속으로 수원과 대결했다. 친정팀과 적으로 만난 얄궂은 운명. 하지만 당장 현재가 중요했다. 김건희는 상주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다. 그는 팀이 0-1로 밀리던 후반 6분 천금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경기는 1대1로 종료됐다.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는 없었다. 기쁨보다는 복잡한 마음을 달래는 표정이었다. 김건희는 "어렸을 때부터 늘 수원이란 팀에 있었는데…"라며 입을 뗐다. 복잡하고도 미묘했던 90분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상주 입대 후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던 김건희는 지난 14일 전북 현대전에서 처음으로 기회를 잡았다. 무려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그는 전북전에서 골까지 넣으며 부활을 알렸다. 이후 대전코레일과의 KEB하나은행 FA컵 4강 1차전, 수원전까지 3경기 연속 경기에 나섰다.
김건희는 "재활하면서 상주 경기를 꾸준히 챙겨봤다. 경기를 보면서 너무 소름이 돋아서 '내가 경기를 뛰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나름 축구를 오래했는데 '왜 저런 생각을 못했지'라고 인정하기 싫을 정도로 배울 점이 많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김민우 윤빛가람 등 형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다가 전역해서 지금은 팀을 완전히 새로 맞춰가고 있는 중이다. 김태완 감독님께서 내게 원하는 것은 정통스트라이커로서의 움직임이다. 수비 부담 없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좋은 장면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시금 축구화를 조여 맨 김건희. 그는 "언젠가 다시 경기장에 돌아왔을 때 정말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으려고 다짐하면서 준비를 했다. 열심히 해서 팀에 꼭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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