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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전해듣던 '칼레의 기적'이 한국 축구판에서도 일어나는 걸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FA컵을 제1의 타깃으로 삼은 수원은 국가대표 수비수 홍 철, 호주 대표 공격수 타가트, 베테랑 데얀 등 주전급을 총투입하며 1차전 승리 의지를 내비쳤으나,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화성이 오히려 경기를 주도하는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4부 '무적의 팀'으로 불리는 화성은 K3리그에서 선보인 빠른 템포의 공격과 쉴새 없는 방향 전환으로 수원 수비진을 시종일관 당황케 했다. 경기 중간중간엔 어느 팀이 프로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실력차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화성은 전반 15분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시작으로 수원을 마구 흔들었다. 19분 슈팅으로 예열을 마친 문준호가 24분 '사고'를 쳤다. 날카로운 감아차기슛으로 노동건이 지키는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는 2016년 고승범 김건희 등과 수원에 입단한 '수원 출신'이다. 수원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FC안양 임대를 거쳐 '빅버드'를 떠난 아픔을 지녔다.
한편, 1996년 출범한 FA컵에서 지금까진 2005년 내셔널리그(실업축구) 소속 울산 현대미포조선(해체)의 결승 진출이 역대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4부팀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비(非)프로팀이 우승한 적도 없다. 화성이 10월 2일 수원에서 열릴 준결승 2차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화성=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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