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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추격에 자꾸 멈칫한 부산아이파크 무엇이 문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9-16 06:40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잡을 만하면, 스스로 발목잡는다.'

K리그2 우승으로 1부 직행을 노리는 부산 아이파크의 요즘 상황을 대변하는 표현이다.

부산은 14일 A매치 휴식기 이후 첫 경기인 전남과의 27라운드에서 3대3으로 비기며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부동의 선두 광주를 턱밑까지 위협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1점 추가에 그쳐 승점 49(13승10무4패)에 머물렀다.

이번 27라운드뿐만 아니다. 4경기 연속 무승부가 말해주듯, 광주가 주춤하는 사이 추격할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스스로 멈칫하는 게 반복된다.

최근 6경기 연속 무패(2승4무)를 달렸는데도 '4무'의 아쉬움이 더 커 보인다. 사실 '4무' 가운데 2∼3경기는 비기지 말았어야 할 경기였기 때문이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기 전 "제아무리 광주라도 끝까지 승승장구 하겠나. 체력이 관건이 되는 여름철로 접어들면 광주도 지칠 때가 올 것이다. 그 틈새를 공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쿼드가 두텁지 못한 광주의 베스트 멤버가 상반기를 내내 책임졌으니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게 조 감독의 관측이자 '바람'이었다.


여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조 감독의 예상은 반만 맞았다. 7월 중순까지 6연승을 달리던 광주는 7월 20일 안양전에서 1대7로 시즌 첫패를 당한 이후 9월 1일까지 1승4무2패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시즌 내내 2위에서 광주를 추격해오던 부산으로서는 뒤집기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내부의 복병'이 있었다. 같은 기간 부산은 2승5무1패를 수확하는데 그치면서 한 번도 광주를 따라잡지 못한 채 계속 쫓아가기만 했다.

이른바 물은 들어왔는데 노를 젓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조 감독으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부산은 '운'이 없기도 했다. 이번 전남전에서 부상 복귀한 수신야르를 비롯해 김문환, 호물로 등 핵심 멤버들이 부상으로 인해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 9월 A매치에 차출됐던 이정협도 이전에 부상때문에 고생했다.

하지만 부상의 불운보다 스스로 발목을 잡은 '잘못'이 더 크다. 지난 26라운드 서울이랜드전(3대3 무)이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3-0으로 리드하다가 3대3으로 비긴 것은 처음 봤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전 광주전(1대1 무)에서도 같은 흐름을 보였으니 그런 탄식이 나올 만했다.

이번 전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을 2-3으로 뒤진 채 맞은 후반전의 부산은 부산다웠다. 특유의 공격축구를 앞세워 심하게 내려선 전남을 맹렬하게 몰아붙인 끝에 극장골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정협 한지호 권용현을 투입하면서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는 게 문제다. 전반 5분 만의 이른 선제골 허용과 함께 끌려다녔던 전반은 부산에겐 치명타였다. 이 과정에서 부산 선수들은 26라운드 서울이랜드전과 마찬가지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올시즌 리그 최고의 득점력은 그대로지만 수비력은 이전 19경기 평균 1.2실점에서 최근 8경기 평균 1.5실점으로 약화됐다. 우승을 위해서는 갈수록 안정되고 탄탄해져도 모자랄 판국에 엇박자를 내는 부산 아이파크다.

'한여름의 뒤집기' 찬스는 이미 놓쳤다. 이제 부산 선수단에 필요한 것은 시즌 초반의 '간절한 초심'이다.

K리그 관계자는 "선수에게 정신력만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지금 부산의 전력에서는 정신 무장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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