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최인철 여자축구 A대표팀 신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도 잡기 전에 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4일 TV조선은 '최 감독이 인천 현대제철 감독, 대표팀 감독 재임기간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했다'고 보도했다. 여자대표팀 출신 A선수의 증언이 뒤따랐다.
취재 결과, 현장 선수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인천 현대제철에서 통합 6연패 신화를 함께 이뤄온 주요 선수들은 최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현장에서 만난 한 선수는 "우리 팀에는 대표선수가 많다. 매년 좋은 선수들이 들어온다. 모두 최 감독님을 믿고 오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최 감독의 폭행 혐의와 관련해서도 선수들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요즘 시대가 변했다. 절대 맞으면서 운동하지 않는다. 이적을 택하면 되지, 굳이 때리는 감독 밑에 있지 않는다"고들 했다. 최 감독에게 중학교 때부터 지도를 받아온 한 선수는 "최 감독님은 겉으로는 무서워보여도 정말 정이 많고 따뜻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 해 전 인천 현대제철을 떠난 또다른 선수의 말은 완전히 달랐다. 최 감독의 폭행 혐의에 대해 "A선수만이 아니다. 화가 나서 선수들을 때리는 장면을 나도 수차례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선수들의 엇갈리는 증언 속에 당장 10월 미국 A매치 2연전, 내년 도쿄올림픽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위해 새 수장을 선임한 협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일 오전부터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5일 조지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오른 김판곤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조지아전 직후 귀국해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했다. "감독 선임과정에서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조사를 한 후 최종결정 사항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 감독은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지도자다. 대표팀 지도자로서 2010년 U-20 여자월드컵 3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냈고, 인천 현대제철 사령탑 부임 이후 WK리그의 '절대 1강'으로 팀을 성장시키며 통합 6연패를 이끌었다. 여자축구 현장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장 큰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의 몇 안되는 여자축구 전문가로 평생을 '볼모지' 여자축구에 헌신해온 공도 크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안된다.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를 대표하는 여자대표팀 감독 자리이기에 더더욱 양보 없는, 깐깐한 잣대가 필요하다. 올해 1월, 조 모 빙상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 사건 이후 정부와 체육계는 '스포츠, 선수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왔다.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역시 '스포츠 인권'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폭행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선수 목소리에 귀기울이되, 지도자의 명예가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억울한 일도 없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