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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잡는 고강도 훈련은 과거 키워드, 김학범호 핵심은 선수 살리는 '디테일'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9-03 05:30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카리스마, 고강도 훈련, 합숙, 장악 등은 김학범 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59)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지난달 26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26라운드를 마치고 만난 22세 대표팀 윙어 엄원상(20·광주 FC)과 수비수 이지솔(20·대전 시티즌)은 "태국 전지훈련에서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정정용호 훈련과는 비교가 안 된다",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2019년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로, 오는 6일과 9일 시리아와의 22세팀 친선 2연전에 출전하는 이지솔은 "걱정된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축구계 전반전인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학범팀은 훈련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성남 일화(현 성남 FC) 사령탑 시절, 광양과 순천 전지훈련지 체육관에선 '곡소리'가 새어 나왔단다. 선수들은 종아리에 알을 달고 살았다. 성남에서 김 감독을 보좌한 한 축구계 관계자는 "체력 훈련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게 사실"이라고 김학범 축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선수단 장악에 능하고, 동계 전훈지에서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지금과 같은 이미지가 생겨난 듯하다"면서 "직접 겪어보면 생갭다 무섭지 않다. 박종환 전 감독님과 같은 카리스마형 지도자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 유연함을 더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은 성남 시절(2005~2008)과는 또 달라졌다. 김 감독을 겪어본 코치, 선수, 직원들은 아마 이 말의 의미를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 축구의 핵심이 '카리스마'가 아니라 '디테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감독님은 꼼꼼하다. 선수들의 특징, 장점을 잘 집어낸다. 소위 말해 디테일에 능하다. 성남에서 연습생을 국가대표급으로 키워내고, 다른 구단에서 활약하지 않는 용병으로 '대박'을 친 것도 여러 번이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 황의조도 김 감독님의 손을 거쳤다. 김 감독님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은 22세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으나, 지나고 보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느낄 것이다.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명단에는 '폴란드 세대'가 7명 발탁돼 한두살 많은 선배들과 경쟁한다.

광주 소속의 김정환(22)과 엄원상은 지난 1~2월 약 4주간에 걸쳐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대비 전지훈련에 참여했다. 광주 관계자는 "우리 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두 선수가 당장 실전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만들어져서 팀에 복귀했다"고 돌아봤다. 엄원상은 "김 감독님 팀 훈련은 확실히 힘들다고 느껴진다. 몸이 힘든 것도 있지만, 소속팀과 달리 단기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학범호'는 지난 2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소집됐다. 6일과 9일 시리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훈련하는 날은 엿새뿐이다.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AFC U-23 챔피언십 본선이 열릴 내년 1월 이전에 '공포의 삑삑이'가 선수들을 찾아갈 것이다. 김 감독은 "시리아전 결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챔피언십 본선에 대비하는 과정이다. 선수들을 점검하고 전술을 가다듬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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