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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7월 16일, 성남 FC는 국가대표팀 출신 설기현(40) 전 성균관대 감독을 전력강화실장으로 선임했다.
그런 얘기가 흘러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타이밍이긴 했다.
남기일 성남 감독(44)은 지난 5월 외국인 선수 자자(33)에 대해 "팀과 상관없는 선수 같다. 전화도 안 받고,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이런 성향을 알면서도 자자를 영입한 구단이 야속하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성남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자자 사건'으로 남기일 감독과 이재하 대표가 충돌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둘의 성향이 잘 안 맞는다. 남 감독이 이 대표를 찾아가 사과를 했다고 하던데, 한번 금이 간 관계가 회복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설기현이 '전력강화실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나타난 시점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대구 FC를 상대로 내리 3연패를 당해 남기일 감독이 심적으로 쫓기던 상황이었다.
성남측은 "시기 자체가 애매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구단은 올해 초부터 전력강화실장을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 선임 작업이 딜레이되면서 애매한 타이밍에 발표가 난 것뿐이다.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알고 있지만, 그런 걸(남기일 압박) 염두에 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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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도)민구단인 강원FC의 사례도 있다. 송경섭 전력강화실장과 김병수 전력강화실장이 연달아 강원 1군 감독을 맡았다. '전력강화실장은 차기 감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한 관계자는 "설 실장은 일종의 '완충장치'라고 볼 수 있다. 누구보다 남기일 감독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집 센 남기일 감독이 쉽게 휘둘리진 않을 것"라고 밝혔다.
설 실장은 이적시장 막바지 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받은 소스를 남 감독에게 전달했지만, 남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성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박원재(전북)를 임대하고, 이은범(전 제주)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구단은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통이 원활히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남기일 감독은 30일 상주 상무와의 K리그1 23라운드를 앞두고 설기현 실장의 역할을 묻는 말에 "이적시장이 끝났다. 설기현 실장이 유소년 업무에 신경을 쓰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나는 1군 담당, 너는 유스 담당'이란 식으로 역할이 다르다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설 실장이 유스팀만을 전담할 경우 성남은 '전력강화실장'이 아니라 '유스총괄책임자'를 선임했다고 발표했을 것이다.
구단은 "설 실장은 축구적으로 필요에 의해 영입됐다. 선수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한다. 유소년 코디네이터 쪽에 더 치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프로팀 신인선발에 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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