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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가트 "내 득점보다 하나로 뭉치는 모습에 즐겁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7-31 15:5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힘들어."

수원 삼성과 대구FC의 K리그1 23라운드 경기가 열렸던 DGB대구은행파크. 경기는 수원의 2대0 승리. 이날 양팀 선수들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대구의 무덥고 습한 날씨에 수분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며 다리에 쥐가 나는 선수가 속출했다. 전반전이 끝났는데, 마치 경기가 다 끝난 것처럼 그라운드에 누워버리는 선수가 여럿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더운 대구는 지옥이었다. 수원의 에이스 타가트도 경기가 끝난 후 한국말로 "힘들어"를 외쳤다. 하지만 표정은 매우 밝았다. 시즌 13번째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타가트의 골 행진이 멈출줄 모른다. 타가트는 대구전 후반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리며 리그 5경기 연속골 기록을 이어갔다. 7월 열린 공식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경주 한수원과의 FA컵 경기 포함해 제주 유나이티드-인천 유나이티드-상주 상무-성남FC-대구전까지 6경기 7골이다. 성남전 멀티골이었다.

타가트는 현재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단 공동 2위 선수들과의 차이를 4골 차이로 벌렸다. 그 가운데 유력 경쟁 후보였던 김신욱이 전북을 떠나 중국 상화이 선화로 이적했다. 페시치(서울)는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주니오 김보경(이상 울산 현대) 역시 9골로 타가트를 뒤쫓고 있지만, 주니오는 올시즌 경기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고 김보경은 전문 골잡이가 아니라 한계가 있다. 여기에 현재 선수 본인과 팀의 상승세를 볼 때 앞으로도 계속해서 골이 터질 수 있다. 수원은 타가트의 활약 속에 7월 열린 리그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이러니 아무리 무더운 날씨 속에 체력을 소진했다 하더라도 웃음이 날 수밖에 없다. 타가트는 대구전을 마친 후 매 경기 골이 터지는 것에 대해 "너무 좋다. 매 경기 골을 넣는 게 쉬운 건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내 골보다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내가 더 뛰게 되는 원동력이다. 내 골보다, 최근 우리 팀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겁다"고 의젓하게 얘기했다.

타가트는 득점왕 레이스에 대해서도 "득점왕 타이틀에는 욕심이 없다. 팀이 승리할 수만 있다면 내가 골을 못넣어도 좋다"고 말하며 "나는 그저 수원에서 축구하고 생활하는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 땅을 처음 밟았던 올시즌 초반과, 현재 달라진 건 뭐가 있을까. 타가트는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팀 적응을 거치며 내가 헌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아 내가 한 발짝이라도 더 뛰자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코치진을 포함한 스태프, 동료들이 자신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안그래도 잘하고 있는데, 타가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고국 호주에서 어렸을 때부터 친분을 쌓았던 미드필더 안토니스가 수원에 새롭게 합류한 것. 대구전 타가트의 골도 데뷔전을 치른 안토니스의 택배 크로스 덕에 손쉽게 성공시킬 수 있었다. 타가트는 안토니스에 대해 "U-15 대표팀 시절부터 같이 호흡을 맞췄다. 서로를 너무 잘 안다. 만약, 호주 출신 선수 중 함께 할 선수를 고르라고 했다면 나에게 우선 순위는 안토니스였을 겄이다. 이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됐으니, 앞으로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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