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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날강두' 호날두는 처음부터 뛸 마음이 없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7-30 13:36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선발 출전하지 못한 호날두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7.26/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날강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처음부터 뛸 마음이 없었다.

'호날두 노쇼' 후폭풍이 거세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K리그의 친선경기에서 '주연' 호날두가 끝내 뛰지 않았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 6만5000여명의 팬들은 분노했다. 곧바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주최사인 더페스타는 연일 언론플레이를 펼치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도 유벤투스 측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직접 언론 브리핑에 나서며 대응에 나섰다.

정작 당사자 호날두는 침묵하고 있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근육이 좋지 않다"고 했지만, 호날두는 복귀 후 처음 올린 인스타그램에서 얄미운 표정으로 러닝머신을 탔다. 곧바로 행사에 참여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팬들이 더욱 분노하는 이유다. 사실 더페스타의 진행이 아무리 미숙했더라도, 프로축구연맹이 잘못된 날짜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호날두가 단 1분이라도 경기에 뛰었다면 이 정도로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끝내 그라운드를 외면했다. 워밍업 조차 하지 않았다. 이미 팬사인회도 불참한 호날두는 벤치에도 가장 늦게 앉았다. 더페스타와 유벤투스의 계약에 따르면 호날두는 반드시 45분 이상 출전해야 했다. 예외 조항은 웜엄 중 부상, 경기 중 부상 뿐이었다. 어느 하나 해당되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사리 감독은 "호날두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전날 결장이 결정됐다"고 설명했고,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었다.

더 정확하게는 지킬 의지가 없었다. 스포츠조선의 취재 결과, 호날두는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 유벤투스의 중국 일정을 담당한 현지 대행사를 잘 아는 국내 에이전트는 "호날두가 한국에 오기 전 중국 대행사 쪽 관계자가 '아마 호날두가 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45분 뛰어야 하는 조항이 있다'고 했더니, '호날두가 중국에서의 일정 때문에 굉장히 피곤해 하면서 짜증을 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유벤투스 측 관계자가 안절부절 하며 호날두와 대화를 나눴지만, 호날두가 모두 매몰차게 거절했다고 하더라"며 "아마 유벤투스 관계자는 일찌감치 호날두가 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호날두의 중국 스케줄이 굉장히 빡빡했다. 이미 분노한 상황이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고 했다. 실제 호날두의 중국 스케줄은 굉장히 타이트했다. 인터밀란과의 경기에 풀타임을 뛰고 다음 날 상하이로 이동해 장시간 팬 행사를 진행했다. 그 사이에도 크고 작은 스케줄이 있었다. 호날두는 한국 도착 후 공항부터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한국으로 이동하는 과정도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는 경기장 도착 후에도 한 차례만 팬들의 환호에 답했을 뿐, 시종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기만 했다. 더페스타 관계자는 "후반 10분에서야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해들었다"고 했다. 파벨 네드베드 부회장은 "(호날두 출전과 관련해)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페스타가 미리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유벤투스 측은 적어도 호날두가 출전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알고 있었다.

그러고도 경기를 강행하고, 심지어 경기 시간에 늦었다. 여기에 경기 시간을 줄여달라는 갑질까지 했다. 이것은 한국팬들에 대한 완벽한 기만이다. 우리가 호날두에게, 유벤투스에게 분노해야 하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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