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8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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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대진표가 짜였다. K리그1과 내셔널리그가 정면충돌한다. 2일 창원시청-상주전을 시작으로 3일 수원-경주한수원, 대전코레일-강원이 맞붙는다. 한국축구 최고의 무대인 K리그1(1부리그) 팀들을 향해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름값만 놓고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스쿼드의 양과 질, 지원 규모 등 내셔널리그는 K리그1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셔널리그팀들은 그 어느때보다 승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내셔널리그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05년, 지금은 해체된 울산미포조선이 달성한 준우승이다. 경주한수원, 대전코레일, 창원시청이 '어게인2005'에 도전한다.
사실 지난 몇년간 내셔널리그팀들은 FA컵에서 조용한 돌풍을 이어갔다. 2017년 목포시청이 내셔널리그팀으로는 9년만에 FA컵 4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무려 4팀이 16강에 오르고, 목포시청과 김해시청, 2팀이 8강에 진출했다. 올 시즌에는 돌풍의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 4팀이 16강에 진출해, 3팀이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축구인들은 "내셔널리그팀들의 전력이 프로 못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담스러운 것은 K리그1 팀들이다. 내셔널선수권대회 이후 한달 가까이 쉰 내셔널리그팀들과 달리, K리그1 팀들은 주말 18라운드를 치른 후 바로 FA컵을 치러야 한다. 게다가 이겨야 본전인 경기, 현실적으로 ACL 진출이 쉽지 않은 수원 같은 팀들은 무조건 FA컵을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안고 있다. 서보원 경주한수원 감독은 "선수들이 먼저 승리에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한달 가까이 수원의 경기를 분석했다. 경기 감각에서 다소 문제가 있지만, 결국 급한 것은 상대다. 상대의 부담감을 잘 이용하면 90분 동안 어떤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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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부 더비
경남과 화성FC의 경기도 주목할만하다. 두 팀은 연결고리가 있다. 김종부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화성FC의 수장에 올라, 2014년 팀의 창단 첫 K3리그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후 경남의 지휘봉을 잡아 승승장구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김 감독은 FA컵에서 친정팀을 만나게 됐다.
화성FC는 만만치 않은 팀이다. 현재 K3리그 어드밴스 2위를 기록 중인 화성은 지난 5월 15일에 열린 FA컵 16강전에서 천안시청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올랐다. 화성이 FA컵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K3리그 역사상 첫 FA컵 8강 진출이라는 기록도 함께 썼다. 리그에서의 흐름도 좋다. 리그 1위인 경주시민축구단과의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챙기는 등 자신감까지 더했다. 리그 12경기에서 5골을 넣은 문준호와 적재적소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이준용 등을 앞세울 계획이다.
경남은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최근 리그 14경기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경남은 다시 한번 ACL 진출을 위해 FA컵 올인을 선언했다. 다행히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복귀했다. 조던 머치가 지난 수원전에 교체투입되며 감각을 예열했고, 최재수, 배기종 등도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경남은 방심 없이 화성전 승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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