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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겪은 포항-전북, 그래도 포항이 더 잘 씻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6-30 20:50



[포항=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포항과 전북은 나란히 직전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포항은 23일 춘천송암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K리그1 17라운드에서 대역전패를 당했다. 완델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0으로 앞서가다 후반 25분부터 무언가 홀린 듯 내리 5골을 내줬다. K리그 역사상 4골차 리드가 뒤집힌 것은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역전쇼'라며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할 정도였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 1대1로 비겼다. 1, 2차전 합계 2대2가 된 전북은 빗속 연장 혈투를 펼쳤지만 아쉽게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북은 올 시즌 트레블(리그, FA컵, ACL 3관왕)에 도전했지만, FA컵에 이어 ACL 마저 고개를 숙였다.

때문에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18라운드, 두 팀의 맞대결 화두는 '후유증 극복'이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경험해서는 안될 것을 경험했다. 선수들에게 '가슴에는 묻되, 잊자'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과 밥도 같이 먹고, 미팅도 많이 했다. 훈련도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짰다. 다행히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여전히 아쉬운 듯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직 신경이 많이 쓰인다. ACL에 많은 공을 들였기에 아쉬운 결과"라고 했다. 체력적 부담이 컸던만큼 포항전에는 부분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무릎이 좋지 않은 김신욱이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 용 손준호 등이 빠졌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모라이스 감독은 "준비 기간 동안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이 괜찮다고 하고 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니 잘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경기는 홈팀 포항의 근소한 우세 속 진행됐다. 김승대가 특유의 라인브레이킹을 앞세워 공격을 주도했다. 송민규, 완델손 등이 여러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4명의 선수를 바꿨지만, 전북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ACL의 여파가 남아 있는 듯 했다. 전반 26분 변수가 발생했다. 하창래가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분위기는 전북 쪽으로 넘어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습한 날씨 속 기동력을 앞세운 포항도 역습으로 맞섰다.

후반 전북이 문선민 손준호 등을 투입했다. 공격적인 포석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숫적으로 열세인 포항이 김승대를 앞세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북은 한방이 있었다. 후반 25분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려준 볼을 임선영이 뛰어들며 헤더로 마무리했다. 포항도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28분 송민규가 왼쪽을 돌파하며 김승대에게 내줬고, 김승대가 침투하던 완델손에게 밀어넣었다. 완델손은 침착한 왼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 도움으로 김승대는 K리그 역대 49번째로 30-3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양 팀은 이후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더이상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승점 1씩을 나눠가졌지만 그래도 포항쪽으로 기우는 결과다. 포항은 좋은 경기력으로 강원전 대역전패의 후유증을 씻는데 성공했다. 4연패도 탈출했다. 반면 전북은 ACL 탈락에 이어 리그에서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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