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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고맙다" 최윤겸-김태완 감독, U-20 월드컵이 더 떨렸던 이유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6-16 21:12


제주의 이규혁(오른쪽)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치른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19년 6월 16일. 대한민국의 축구 역사가 새로 작성된 날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폴란드에서 펼쳐진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처음으로 준우승에 이름을 올린 날이다.

결전을 앞둔 김태완 상주상무 감독과 최윤겸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U-20 대표팀 얘기에 잠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두 팀은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16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최 감독은 U-20 대표팀 얘기에 가장 먼저 "정정용 감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꺼냈다. 단순히 준우승이라는 쾌거, 새로운 역사 창조 때문만은 아니다. 최 감독은 "우리팀 이규혁이 마지막에 경기를 뛰었다. 결승전 출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경기를 뛰고 돌아올 수 있게 해줘서 개인적으로 정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렇다. 이규혁은 리틀 태극전사 중 가장 늦게 정정용호에 합류했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소속팀 사정으로 합류가 불발되면서 이규혁이 승선한 것이다. 합류가 늦었던 탓에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자연스레 경기 출전 기회가 적었다. 그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에콰도르와의 4강까지 단 1분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 교체 투입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 감독은 "나도 어렸을 때 국제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 하지만 경기를 뛰면 더 좋다. 자부심이 생긴다. 규혁이가 경기를 뛰고 돌아온다. 자부심이 자신감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팀 윙백 자원 대부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규혁이가 우리 제주의 차세대 주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감독도 U-20 월드컵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달랐다. 정정용 감독 때문이었다. 정 감독은 부상 탓에 현역 시절이 길지 않다. 김 감독 역시 비교적 이른 서른 한 살에 은퇴했다. 두 사령탑 모두 선수로서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둘은 지도자로 각자의 길을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정 감독과 라이선스 수업을 함께 들은 적이 있다. 꽤 오래전인데, 정 감독님은 그때부터 유소년 지도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시는 것 같다.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골폭풍'을 몰아친 상주가 홈에서 4대2 완승을 거뒀다. 상주는 김영빈 김민우 윤빛가람 박용지의 릴레이포를 앞세워 전반에만 4골을 꽂아 넣었다. 제주는 마그노와 이창민의 골로 추격에 나섰지만, 승패를 바꾸지 못했다. 상주(승점 24)가 홈에서 승리하며 5위로 뛰어올랐다.


상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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