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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만큼 명확한 단점, 조현우는 벤투호의 골문을 계속 지킬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6-12 11:27


11일 오후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벌였다. 한국 조현우가 펀칭으로 공을 쳐내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6.11/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오랜만에 찾아온 선발 기회였다. 분명 뚜렷한 장점을 확인시켜줬다. 반사신경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몸놀림은 경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음표'를 만드는 장면도 여러 번 나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문장으로써 조현우(대구·28)는 과연 계속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강호' 이란과 A매치 평가전을 치렀다. 9월에 열리는 월드컵 지역예선을 앞두고 치르는 최종 평가전이었다. 강팀을 상대로 이보다 더 좋은 실전 연습은 없었다. 벤투 감독 역시 그간 구상한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 조합 중 최상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골키퍼 조현우 역시 그런 고민의 결과로 등장했다. 사실 그간 벤투 감독은 조현우 보다는 김승규(29·빗셀 고베)를 선호했다. 두 명 모두 좋은 키퍼 재목이나 김승규가 '빌드업' 측면에서 조현우보다 좀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당시 눈부신 선방쇼로 축구 팬들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했고, 소속팀 대구FC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대표팀에서는 주로 벤치에 머물렀다. 이런 점 때문에 벤투 감독에 대해 '선수 기용이 한정적이다'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벤투 감독은 이란전에 조현우를 전격 기용했다.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호주전 때는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지만, 4일 뒤 경기에서는 수문장을 바꾼 것이다. 보통 감독들은 주전 골키퍼를 한번 정하면 특별히 부상 이슈가 없는 한 교체하지 않는다. 골키퍼는 로테이션을 하는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맡은 선수가 안정적으로 계속 책임을 지는 게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이란전 골키퍼 교체의 의미는 벤투 감독의 '최종 테스트'라고 보면 될 듯 하다. 6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김승규와 조현우의 두 카드 중에서 명확한 주전 키퍼를 결정하려고 한 것이다. 조현우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란전에서 조현우는 장점과 함께 명확한 단점도 노출하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상대의 슛을 막아내는 건 잘했다. 좋은 신체조건과 날카로운 반사신경으로 여러 차례 선방쇼를 펼쳤다. 하지만 동시에 불안했다. 기본적으로 골킥이 정확하지 못했다. 특별히 상대의 방해 동작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골킥이 라인 밖으로 나가기도 하는 등 방향이 부정확했다. 후반 17분에 나온 김영권의 자책골 장면 때도 조현우의 판단 미스가 결부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조현우는 분명 잘하는 골키퍼이긴 하지만, '안정적이고,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키퍼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이런 조현우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분명 기존 평가를 뒤집을 정도의 감동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9월에 열리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조현우가 과연 대표팀의 골문을 다시 지킬 수 있을 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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