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암=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얄밉도록 끈질기고 강했다. '숙적'이라는 단어가 괜히 붙는 게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잘 조율된 경기력을 앞세워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이란은 버텨냈다. 그냥 버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 카운터 펀치까지 날렸다. 승부는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흥미롭고, 큰 의미를 지닌 경기였다.
|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뛰어난 경기력을 앞세운 두 팀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대결을 펼쳤다. 전반에 비록 1골도 터지지 않았지만, 수준 높은 경기로 인해 흥미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한국은 전반에 주도권을 잡았다. 나상호 홍 철이 위치한 좌측면에서 빠른 템포로 공격이 시작됐다.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강력한 헤더가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16분에는 백승호가 환상적인 개인기를 펼치며 관중의 함성을 끌어올렸다.
이란 역시 17분경 우측 크로스가 반대편 호세인 카나니에게까지 연결돼 강력한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 용이 몸으로 막았다. 18분 기습적인 이대일 패스에 이은 메디 타레미의 슛은 조현우 정면으로 향했다. 빠른 템포의 축구가 펼쳐졌다.
|
그러나 경기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황의조가 골을 넣은 지 4분 만에 이란이 만회골을 넣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조현우가 제대로 펀칭하지 못하면서 공이 김영권 몸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한국으로서는 2011년 아시안컵 8강전 이후 8년 만에 이란에 이길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승리 못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 이란은 9월에 치르게 되는 월드컵 지역예선을 앞두고 한국이 치른 가장 효과적인 평가전이었다. 본 경기에 앞서 치른 '스파링 파트너'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너무 약하지도 않았고, 지나치게 강하지도 않았다. 말하자면 서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게 되면 그만큼 소득도 크다. 한국이 제대로 예방 주사를 맞은 경기였다.
상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