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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와, 손흥민을 부산에서 본다니 꿈만 같다 아이가"
마치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현장 앞을 방불케 했다. 교통은 이미 마비됐다. 심지어 걷는 것조차 인파로 인해 원활하지 않을 정도였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은 14년 6개월만에 펼쳐지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를 보기 위한 축구팬들로 인해 이미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빨간 물결로 채워졌다. 5만 여장의 온라인 티켓 예매분도 이미 지난달 30일에 일찌감치 매진됐다.
그래서 인지 이날 A매치를 보기 위한 부산 지역 팬들의 열정은 뜨겁다 못해 헌신적이었다. 이미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인근 교통은 마비 상태였다. 주변 도로 5㎞ 정도를 자가용이나 택시로 이용할 경우 40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대부분의 팬들은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아시아드 경기장 인근 종합운동장 역에서 하차해 걸어오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녹록치 않았다. 기자도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종합운동장 역이 속한 3호선 라인은 마치 출근 시간의 서울 2호선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로 이미 꽉 들어차 문이 열렸을 때 겨우 밀고 들어가지 못하면 다음 차를 타야 할 판이었다.
종합운동장 역에 내려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미 출구에서부터 응원도구와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들이 인도 양측을 빽빽하게 메웠고, 그 사잇길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걷는 데도 '정체 현상'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축구 팬들의 표정은 기대와 설렘에 가득 차 있었다. 학교를 막 마치고 온 듯 슬리퍼 차림의 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비가 갠 후라 기온이 선선해 팬들의 열기를 기분 좋게 식혀줬다.
부산 팬들은 걸으며 이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쏟아냈다. "손흥민이 나온다더나?" "나올 걸? 여까지 왔는데, 그냥 가겠나?" "한국이 딱 세 골만 넣었으면 좋겠다". 기대에 가득찬 축언이 사방에서 서라운드 입체 음향으로 들려왔다.
부산은 프로원년부터 참여한 롯데 자이언츠로 인해 오래 전부터 야구의 도시, '구도(球도)'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축구의 도시'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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