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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자석]관중 50% 증가한 K리그, '포청천'을 믿고 기다려보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6-05 06:40


VAR 진행중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2019년 하나원큐 K리그는 1부와 2부 모두 흥미롭다. 일단 경기장을 찾아 직관하는 관중이 작년 동기간 대비 약 50%(K리그1) 늘었다. 지난해 성적부진에 실망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떠났던 FC서울 팬들이 다시 돌아왔고, 새로 오픈한 대구FC 홈구장엔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홈 구장 이곳 저곳에선 "K리그가 재미있어졌다"는 팬들의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런 K리그에 최근 한 가지 우려되는 게 있다. 바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다보니 '그라운드의 포청천' 심판들의 판정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오심에 열받은 한 구단 팬들은 심판 차량을 부분 파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구단 팬들은 애매한 판정을 편집해 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K리거가 SNS에 심판을 향해 비난성 글을 올린 일도 있다.

오심으로 불이익을 본 팀의 팬들은 속상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해당 심판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거나 야유를 보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심판들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여론몰이를 하거나, 또 인터넷 상에서 비난하는 행위는 타당성을 갖추기 어렵다. 억울함을 호소할 제도적 장치가 있다.

오심을 그냥 넘기자는 게 아니다.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의 누적 집계 자료를 보면 2017년 여름 VAR(비디오판독) 도입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오심이 줄고 있다. 약 3분의 1정도까지 감소하고 있다. 첨단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간(심판)들의 오류가 확 줄고 있다. 그렇다고 VAR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완벽하게 오류를 잡는 건 아니다. VAR을 운영하는 것도 사람이다. 눈앞에서 보면서도 실수할 때가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그런 오류들을 라운드별로 '리뷰'한 후 누적 관리하고 있다. 해당 경기 심판들의 정심과 오심을 현미경 처럼 살피고 또 찾아내는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심판평가위원회의 평가 과정에서 오심의 정도가 심할 경우 출전 정지 등의 징계를 내리고 있다. 일부 구단에선 심판의 징계 정도를 공개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K리그 심판들을 향한 불신이 과거에 비해 줄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일부 K리그 구단, 일부 심판들은 어두운 과거가 있다. 이미 몇 차례 사건을 통해 드러났듯이 돈으로 판정을 거래한 경우가 있었다. 그 후로 프로 심판계를 떠난 심판이 수십명에 달할 정도로 물갈이가 많이 이뤄졌다. 구단들의 고통과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구단은 승점과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 소명의식으로 포청천의 역할을 다했던 심판들까지 죄인 취급을 받기도 했다.

축구팬들이 지금도 색안경을 끼고 심판 판정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건 축구인들이 앞으로 더 노력해서 극복할 일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팬들도 좀 기다려주는 넓은 아량과 심적 여유가 필요하다. 프로연맹, 구단, 심판들은 과거에 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심에 일희일비할 수는 있지만 모처럼 순풍을 타고 있는 K리그 전체를 작정하고 깎아내릴 필요까지는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심판과 팬이 참석하는 '이심전심' 토크콘서트를 연다. 심판들은 축구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 서로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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