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女월드컵 D-10]김병지"내가 女월드컵 직관 응원하는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5-29 06:00


◇'K리그 레전드' 김병지 스포츠문화진흥원 이사장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2019프랑스여자월드컵 현장에서 한국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호'를 응원할 예정이다. 남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여자축구대표팀도 똑같은 국가대표다. 응원도 똑같아야 한다."

27일 경기도 남양주 김병지어린이축구클럽에서 만난 '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 스포츠문화진흥원 이사장이 프랑스여자월드컵 현장 응원의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현장에서 '신태용호'를 응원했던 김 이사장은 2019프랑스여자월드컵 현장에서 윤덕여호를 응원한다. 내달 4일 개최국 프랑스의 개막전이 열리는 파리로 출국한다. 구독자 30만을 목전에 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의 김민구 아나운서, '전북 출신 형컴(형범+베컴)' 김형범 등 패널들이 동행한다. 여자월드컵 현장에서 후배들을 응원하고, 파리에서 '축구를 사랑하는 유소녀'들을 위한 원포인트 레슨, 즉석 골 대결 등 여자축구 관련 콘텐츠를 제작, 홍보할 예정이다.

'K리그 홍보대사'로, '꽁병지TV' 제작, 운영자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이어가고 있는 김 이사장은 프랑스여자월드컵 '직관 응원'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여자축구 대표팀도 똑같은 국가대표"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로 답했다. 김 이사장은 "남녀 대표팀을 향한 응원도 똑같아야 한다. 요즘 양성평등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저희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한마음으로 응원할 때 우리 여자 국가대표들도 더 큰 힘이 날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또 하나의 이유로 주전 수문장으로 나섰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떠올렸다. 머리가 깨져라 뛰었지만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조별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 이사장은 "21년 전 프랑스월드컵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네덜란드전(0대5패)이 열렸던 마르세유는 지금도 가기 싫을 정도"라며 웃었다. "여자축구 후배들이 그때의 한을 풀어주길 바란다. 프랑스의 아쉬움을 털어달라. 여자대표팀은 16강, 그 이상까지 올라가서 선배들의 안 좋았던 기억들을 싹 지워달라"고 당부했다. "후배들아, 꼭 오빠들의 한을 풀어다오! 너희만 믿는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프랑스로 간다. '꽁병지'가 간다! '형컴이'도 간다!"를 외쳤다.

김 이사장은 홍명보 자선축구를 통해 지소연, 여민지, 이민아, 심서연 등 여축스타들과 꾸준히 친분을 쌓아왔다. 지난해 오픈한 '꽁병지TV'를 통해서도 자주 여자축구 현장을 소개해왔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축구 한일전을 실시간 중계했고, 인천 현대제철의 WK리그 통합챔피언 6연패 직후엔 심서연, 이세은을 직접 '꽁병지'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최근엔 패널, 스태프들이 직접 인천 현대제철을 찾아 6대6 풋살 대결을 펼쳤다. 특히 '형컴' 김형범과 '여자축구 최강키커' 이세은의 프리킥 대결 영상은 무려 50만 뷰를 넘었다. 연장 대접전 끝에 한끗차로 패한 '팀 꽁병지'는 이날 현대제철 에이스들에게 자장면을 쐈다. 김형범은 "진짜 잘 차더라. 스피드는 남자보다 떨어지지만 정확도는 확실히 압권이었다"고 극찬했다. 김 이사장은 "여자축구선수들과 함께 실제로 볼을 차보면 '약하다' '가녀리다'는 편견이 사라진다. 정말 볼을 잘 찬다"고 인정했다.

한국은 '지옥의 A조'에서 8일 프랑스, 12일 노르웨이, 18일 나이지리아와 차례로 맞붙는다. K리그 706경기, '승부의 달인'인 김 이사장은 "나이지리아를 이겨야 한다. 노르웨이와는 적어도 비겨야 한다"며 16강 승점 전략을 펼쳐보였다. '세계 최강' 프랑스과의 개막전 역시 '기회'로 봤다. 그는 "프랑스는 개최국이다. 여자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볼 수가 없다. 전세계의 관심을 이끌어낼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날 잘하면 대박이다. 판은 만들어졌다. 역사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이어 "프랑스와는 전반전이 중요하다. 기 싸움에서 눌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해 잘 막아낸다면 쫓기는 건 오히려 프랑스다.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706경기의 경험에 비춰볼 때 전력상 3대7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실점하지 않으면 이기거나, 비겼던 경기가 많았다. 그런 반전이야말로 축구의 묘미"라고 강조했다.


'백전노장'으로서 월드컵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플레이와 자신감이다. 자신의 기량을 100~120% 발휘해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개인보다 팀의 힘을 믿는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프랑스에 패하더라도 절대 실망할 것 없다. 0대100으로 져도 0대1로 져도 그저 1패일 뿐이다. 조별 예선은 '삼세판'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라. 팀을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라"고 했다.

한국 최고의 골키퍼로서 김정미, 윤영글의 빈자리를 책임져야할 '후배 골키퍼' 강가애, 정보람, 김민정을 향한 특급 조언도 잊지 않았다. "월드컵 무대에서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주전 골키퍼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월드컵의 기회를 받게 된 개인에게는 엄청난 행운 아니냐. 하늘이 내려주는 기회다. 그 행운, 그 기회를 꼭 잡길 바란다. 남자대표팀의 조현우도 러시아월드컵의 '제2 키퍼'였다. 조현우처럼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어 김 이사장은 스케치북에 윤덕여호 16강을 염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또박또박 써내렸다. '가즈아! 2회 연속 16강! 프랑스여자월드컵 현장에서 응원합니다. 김병지.'


남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