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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의 역대급 선두싸움, 수비에 답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21 06:30



지난 몇년간 K리그는 전북 천하였다.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스타급 선수들을 쓸어모은 전북은 '절대 1강'으로 평가받았다. 전북은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꾸린 타 팀을 압도했다. 초반부터 리그를 주도하며 일찌감치 치고 나갔다. 지난 시즌에는 사상 최초로 스플릿 분리 전 우승을 확정짓기도 했다. 전북의 일방적 독주로 리그 재미가 반감됐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올 시즌은 다르다. 대항마들이 등장하며 역대급 우승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의 싸움으로 K리그 흥행에도 불이 붙었다. 개막 전부터 전북을 견제할 후보로 꼽힌 울산이 예상대로 치고 나가고 있다. 김보경 신진호 윤영선 김성준 주민규 등 국가대표급 자원들을 수혈한 울산은 초반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2일에는 절대 열세였던 전북을 2대1로 잡으며 우승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부활한 서울의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가까스로 살아남았던 서울은 최용수 감독의 리더십 아래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슬로스타터를 넘어 초반부터 꾸준히 승점을 더하고 있는 서울은 페시치, 알리바예프의 가세로 결정력이 좋아졌다.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팀인 대구 역시 흔들리지 않고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승점 22로 4위에 올라있다. 물론 전북 역시 감독 교체 후유증을 넘어 2위를 지키고 있다.


'빅4'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탄탄한 수비다. 물론 이 네 팀은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뒷문이 더 강하다. 나란히 올 시즌 최소실점 1, 2위를 달리고 있다. 두자릿수 실점 중인 다른 팀들과 비교해, 빅4는 아직 한자릿수 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대구가 단 8실점으로 가장 적게 골을 내줬고, 9골을 내준 울산, 전북, 서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세드가(세징야+에드가)' 듀오의 화려함에 가려졌지만, 대구 초반 돌풍의 핵심은 단연 스리백이다. 견고하면서도 공격적인 대구의 스리백은 완성도가 높다. 어느 선수가 들어가도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최근 불투이스의 부상으로 약간 주춤하기는 하지만 울산의 수비도 막강하다. 시즌 초반 불투이스-윤영선이 구축한 '불륜라인'은 K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용수 감독의 전매특허인 스리백으로 재무장한 서울도 뒷문이 안정감을 찾으며 경기력도 살아났다. 전북은 중앙 수비수의 줄부상으로 고생 중이지만, 특유의 강력함은 여전하다.

'공격이 화려한 팀은 팬들을 즐겁게 하지만, 수비가 좋은 팀이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이 있다. 예년과 달리 절대 강자가 없는 지금, 빅4의 전력차는 종이 한장 차이다. 결국 얼마만큼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안정된 경기력의 핵심은 수비다. 역대급 순위싸움의 향방은 수비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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