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슈퍼매치' 기대되는 이유…최용수 감독의 '배짱축구'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4-30 05:53


2018년 5월 5일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허상욱 기자

'재밌게 붙어보자.'

K리그가 연이은 '빅매치'로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1차 관문 전북-FC서울전(28일)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두 팀의 첫 글자를 따 '전설매치'라고도 불린 전북-FC서울전은 후반 44분부터 추가시간 6분까지 7분 동안 '극장골'을 주고 받는 명승부로 비상한 관심을 일으켰다.

결과는 끝까지 최강의 위용을 잃지 않은 전북의 2대1 승리였지만 FC서울도 알리바예프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최다득점팀을 상대로 멋진 한판 승부를 보여줬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은 총 1만5127명. 전북-대구의 시즌 개막전(3월 1일·2만637명) 이후 올시즌 전북의 최다 관중이었다. 리그 전체로는 한 경기 관중수 시즌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재미와 흥행, '빅매치'의 요소를 모두 충족한 셈이다. FC서울은 이제 또다른 '빅매치'를 향해 또 원정길에 오른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올해 첫 '슈퍼매치'다.

지난해 어린이날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가 올해는 수원으로 옮겨왔다. '슈퍼매치'는 전통과 팬들의 관심도에서 '전설매치'를 능가하는 위상을 갖고 있다. '전설매치'는 최용수 감독의 황금기 시절 FC서울이 '1강' 전북의 아성을 위협하며 양강체제를 구축하면서 새롭게 떠올랐다. '슈퍼매치'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수도권의 양대 리딩구단의 자존심 대결로서 K리그 대표 상품으로 이어져왔다.

하지만 '슈퍼매치'의 상품성이 최근 몇년 새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양팀 성적이 서로 엇갈리면서 팬들의 관심도가 예전만 못했다. 2016년에는 수원이 하위그룹으로, 2018년에는 FC서울이 하위그룹으로 추락하면서 더욱 그랬다. 매시즌 한 경기 최다관중 기록은 항상 '슈퍼매치'의 몫이었지만 최근 3년 새 감소세를 보여왔다.



2016년 시즌 4만7899명(6월 18일)이던 '슈퍼매치' 관중(해당 시즌 최다관중 기준)은 2017년 3만4376명으로 급감하더니 2018년에는 3만202명으로 3만 명을 간신히 넘겼다. 이들 시즌별 최다 관중 서울월드컵경기장 기록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의 '슈퍼매치'를 살펴보면 2016년 2만8109명, 2017년 2만6581명에서 2018년엔 1만3853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사정이 이러하니 '전설매치'에서 댕긴 불씨가 '슈퍼매치'로 옮아붙을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흔히 말하길 '재미 있어야 손님도 몰린다'고. 일단 '재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배짱의 사나이 최용수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전북과의 전설매치 전 인터뷰에서 "승패를 떠나…",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표현을 썼다. 보통때 감독과는 달랐다. 흔히 경기 앞두고 일부러라도 "승리 위해 최선을 다한다"가 모범답변인데 최 감독은 패배도 감수하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대신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하더니 그라운드에서 화끈한 한판을 보여줬다. '낯간지러운 승점보다 장렬한 전사'를 선택한 것이다. 서울 팬들의 반응도 달랐다. 경기에 패하면 어떤 비판이든 쏟아지기 마련이었지만 온라인에는 최 감독의 스타일을 응원하는 댓글이 더 많았다.

성적에 급급하는 쪽은 속이 탈 노릇이겠지만 최 감독 특유의 배짱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최 감독은 눈 앞의 승점보다 박진감, 재미를 앞세운 것에 대해 "K리그 흥행과 팬들의 욕구 충족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시즌 내내 '재미'만 추구하다가 성적을 놓친다면 그것도 문제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번 '전설매치'와 '슈퍼매치'를 맞아 '재미'를 강조하고 나섰다. 다소 희생이 있더라도 리그 전체의 '큰그림'을 추구하자는 취지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가 K리그의 역사인데…, 팬들이 원하는 재밌는 경기를 하고 결과도 가져오겠다"며 '전설매치' 후속편을 예고했다. 28일 전북전을 앞두고 "3년 전인가? 전주에 온 지 오랜만이다. 감회가 새롭다"고 했던 최 감독. 이번 '슈퍼매치'도 3년 만이다. 이번에는 어떤 재미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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