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발품스토리]'소현' 언니, '소연이' 응원 90분의 기록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9-03-22 11:36



[킹스메도우(영국 킹스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지~~~" "언니~~~~"

보자마자 서로 반갑게 손을 맞잡았다. 한국 여자 축구의 두 기둥 지소연(첼시 위민)과 조소현(웨스트햄 위민)은 마치 친자매같았다.

21일 영국 킹스턴 킹스메도우. 첼시 위민과 파리생제르맹 페미니의 2018~2019시즌 유럽여자챔피언스리그(UWCL) 8강 1차전이 열렸다. 이 날 지소연은 선발로 출전했다. 전날까지 배탈로 고생한 터였다. 지소연 뿐만이 아니라 주전 5명이 대거 배탈을 앓았다. 지소연의 선발 출전은 불투명했다. 그러나 지소연 본인이 출전하겠다고 했다. 8강을 넘어서고 싶었다.

지소연은 허리에서 경기를 조율해다.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갔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상대 선수에게 허벅지를 가격당했다. 경기 중 구토를 할 뻔도 했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투혼을 발휘했다. 52분을 뛰었다.

관중석에서 지소연을 걱정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가 있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캡틴 조소현(웨스트햄 위민)이었다. 조소현은 훈련이 끝난 뒤 지소연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런던 북동부 외곽 롱포드에서 런던 남부인 킹스턴까지 전철과 기차를 번갈아 타고 왔다. 오는데만 2시간 이상이 걸렸다. 조소현은 "(지)소연이도 볼 겸 여행도 할 겸 해서 전철을 타고 왔다"고 말했다.

지소연이 볼을 잡을 때 마다 세 살 언니 조소현은 눈을 떼지 못했다. 지소연을 응원하고 또 응원했다. 동시에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도 눈여겨봤다. 한국은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개막전에서 프랑스와 맞붙는다. 파리생제르맹에는 카디디아투 디아니, 그레이스 게요로, 이브 페리세 등 프랑스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이들의 플레이를 눈에 담았다.

경기가 끝났다. 첼시는 2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둘은 서로 손을 맞잡았다. 조소현은 먼저 몸상태부터 물었다. 지소연은 "배탈로 힘들었다. 그래도 중요한 경기라 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장소를 옮겼다. 킹스턴 인근 뉴몰든 맛집인 '유미회관'으로 갔다. 지소연의 단골집이다.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소연은 27일 파리에서 2차전을 치른다. "그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한 지소연은 "소속팀은 물론이고 대표팀에게도 중요하다. 그 경기장에서 월드컵 개막전을 치른다. 먼저 경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조소현은 "가서 많이 느끼고 와라"며 동생에게 힘을 실어줬다.

31일 맞대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첼시와 웨스트햄은 31일 킹스메도우에서 리그 경기를 치른다. 한국 여자축구 사상 첫 잉글랜드 내 코리언더비이다. 지소연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했다. 조소현 역시 "서로 다치지 말고 좋은 경기를 해보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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