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을 마친 K리그가 마침내 기지개를 켠다.
2019년 K리그1은 3월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리그 우승팀' 전북과 'FA컵 우승팀' 대구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문을 연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각 팀들은 선수단 재편으로 분주한 겨울을 보냈다. 올 겨울은 유독 뜨거웠다. 빅리그를 뛰었던 거물 외국인선수들이 K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외인의 면면만 보면 '역대급'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해외리그에서 뛰었던 수준급 선수들도 하나둘씩 K리그행을 택했다. 특급 신인선수들도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눈에 띄는 새얼굴들의 가세로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4일 앞으로 다가온 2019년 K리그, 스포츠조선은 개막 특집 그 첫번째로 올 시즌 '새얼굴 열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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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경남의 두 '특급 외인', 조던 머치와 룩 카스타이노스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시즌 MVP이자 득점왕 말컹을 중국 허베이 화샤로 보낸 경남은 조던과 룩이라는 거물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둘은 K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빅리그 출신들이다. 조던은 카디프시티, 크리스탈 팰리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7시즌을 뛰었고, 룩은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 등을 거쳤다. 커리어 말미에 왔던 키키 무삼파(전 서울), 가빌란(전 수원FC) 등과 달리 한창 때인 20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칭찬에 인색한 김종부 감독도 "클래스가 다르다"며 "부상 없이 풀 시즌을 소화할 경우, 리그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조던과 룩은 "몸상태는 문제 없다. 경남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과 수원은 득점왕 출신 공격수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명예회복에 나서는 서울은 '세르비아리그 득점왕' 페시치를 영입했다. 투자에 인색한 서울이 K리그 외인 최고대우를 해줬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프랑스 리그1, 세리에A 등을 경험한 페시치는 유로파리그에서도 뛰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수원 역시 잉글랜드 풀럼에서 활약했던 '호주리그 득점왕' 아담 타가트를 더하며 화력을 보강했다. 타가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도 출전한 바 있다. 울산이 데려온 네덜란드 1부리그 출신의 불투이스도 올 시즌 주목할 외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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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K리그는 오랜만이지?' 컴백파
올 시즌도 어김없이 해외파의 복귀가 이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울산에 새 둥지를 튼 김보경이다. 김보경은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울산의 '우승 청부사'다. 창의성 있는 2선 자원을 노린 김도훈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2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김보경은 일본에서 다소 부침 있는 활약을 펼쳤다. 소속팀이었던 가시와는 2부리그로 강등됐다. K리그로 돌아온 김보경은 김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페락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제주로 이적한 윤일록도 주목할 선수다. 지난 시즌 요코하마로 이적한 윤일록은 첫 해 득점없이 시즌을 마쳤다. 감독 교체의 홍역 속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인 조성환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제주로 임대된 윤일록은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주전 왼쪽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제주는 윤일록의 가세로 아길라르-김호남과 함께 환상의 2선을 구축했다.
해외파는 아니지만 서울의 터줏대감이었던 오스마르의 복귀도 눈에 띈다. 외국인으로 서울의 주장완장을 찰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오스마르는 지난 시즌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로 임대됐다. 최용수 감독의 복귀와 함께 서울로 돌아온 오스마르는 서울식 스리백의 수비수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전망이다. 최 감독의 전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만큼, 안정된 경기운영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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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K리그는 처음이지?' 첫입성파
올 시즌 K리그에는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베테랑 신인'이 유독 많다. '포항의 기대주' 장결희는 프로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포항 유스 출신인 장결희는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백승호(지로나) 이승우(베로나)와 함께 뛰었다. 이후 아스테라스 트리폴리(그리스)로 이적해 활약했다. K리그로 눈을 돌린 장결희는 지난해 9월 포항에 합류, 올 시즌부터 포항 스틸야드를 밟게 됐다. 빠른 속도를 활용해 측면을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좌우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멀티 자원으로 평가된다. 구단 관계자는 "최순호 감독이 포항의 미래로 지켜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본 J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검증된 수비수' 두 명도 나란히 K리그에 입성한다. 전북은 사간 도스에서 뛰던 김민혁을 품에 안았다. 김민혁은 대학 졸업 후 곧바로 J리그로 건너가 사간 도스에서만 다섯 시즌을 소화했다. 당당한 체구(1m87-73㎏)의 김민혁은 터프한 수비를 자랑한다. 그는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한 김민재(베이징)의 빈자리를 채울 적임자로 기대를 모은다. 일본 니가타에서 뛰던 송주훈도 경남의 유니폼을 입고 새 도전에 나선다. 2013년 20세 이하 월드컵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송주훈은 올 시즌 경남 수비의 핵심으로 꼽힌다. 중국으로 떠난 박지수의 공백을 메울 송주훈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경남의 뒷문을 책임진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송주훈이 수비에서 안정적"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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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새 얼굴' 신재원은 고려대 시절 손꼽히는 공격수였다. 지난해 대학축구리그 12경기에서 10골을 몰아넣었다. 고려대 재학 중 자유선발로 FC서울에 합류한 신재원은 프로 첫 동계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탄탄한 체구(1m85)는 그의 가장 큰 무기다. 신태용 전 A대표팀 감독의 아들로 관심을 모으기도 하는 신재원은 "올해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면서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첫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울산에도 대형 신인이 뜬다. 울산 현대고 졸업과 동시에 프로 유니폼을 입은 박정인이 그 주인공이다. 박정인은 지난해 12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합류해 A대표팀을 상대로 2골을 넣었다. 육상선수 출신 아버지의 운동 신경을 물려받은 박정인은 빠른 발을 앞세워 공격에 나선다. 양발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북의 새 얼굴' 이시언은 중앙대를 거쳐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중앙대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며 팀의 KBSN 제14회 1,2학년 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끌었다. 빠른 발에 영리함까지 갖췄다. 이시헌은 "전북은 신인의 무덤이 아닌 대표팀의 등용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재성 김민재 선배처럼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포항의 김 찬, 인천의 김채운, 경남의 이승엽 등도 주목할만한 신인이다.
박찬준 김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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