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일만에 권창훈의 축구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2-20 09:13


사진캡처=디종 SNS

지난 5월20일이었다.

권창훈(디종)은 리그에서 무려 11골을 넣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프랑스 빅클럽과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들도 그를 주시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가장 주목할 선수로 꼽혔다. 앙제와의 2017~2018시즌 프랑스 리그1 최종전에 나선 권창훈은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졌다. 발뒤꿈치 쪽으로 이어지는 힘줄인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큰 부상이었다. 의무진의 어깨를 빌려 경기장을 빠져나간 권창훈은 수술대 위에 올랐다.

그대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월드컵은 물론 병역 혜택을 노릴 수 있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까지 나서지 못했다. 당연히 빅리그로의 이적설도 사라졌다. 권창훈의 축구 시계가 잠시 멈춰졌다.

그 뒤로 214일, 권창훈이 돌아왔다.

권창훈은 20일(한국시각) 프랑스 디종의 스타드 가르통 제라르에서 열린 보르도와 2018~2019시즌 쿠프 드 라 리그(리그컵) 16강에 후반 25분 교체출전했다. 올리비에 달굴리오 디종 감독은 후반 21분 선제골을 내주자 25분 지체없이 권창훈을 내보냈다. 디종의 홈팬들은 지난 시즌 에이스의 성공 귀환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권창훈은 이날 7개월만에 부상 복귀한 선수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39분 슈팅이 상대선수에게 걸린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 날린 회심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비록 팀의 0대1 패배를 막진 못했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디종 지역지인 '인포스 디종'은 '권창훈이 오랜만에 교체로 들어가 다시 뛸 수 있음을 알렸다'면서 환영했다.


사진캡처=디종 SNS
당초 권창훈은 내년 1월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하지만 성실한 재활로 실전 복귀를 앞당겼다. 실제 권창훈은 수술을 받은 뒤 오로지 재활에만 매진했다. 국내에서 길고 힘든 재활싸움을 이겨낸 권창훈은 10월부터 러닝을 시작했고, 곧바로 팀 훈련에도 참가했다. 최근에는 팀 미니게임에도 나섰고, 마침내 복귀까지 성공했다.

권창훈의 복귀는 벤투호에도 희소식이다. 물론 아시안컵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있는만큼 권창훈의 가세는 천군만마다. 권창훈은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도 소화가 가능하다. 특히 벤투호가 강조하는 섬세한 기술을 지닌데다, 볼운반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만큼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빵훈이' 권창훈의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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