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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파워스타디움(영국 레스터)=민규홍 통신원]아름다운 궤적이었다.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로 감아찼다. 볼은 반대편 핫코너로 향했다. 6개월 전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나온 골과 흡사했다. 답답했던 경기를 이 한 방으로 풀었다. 그리고 환호했다. 그 주인공은 손흥민(토트넘)이었다.
극상승세의 비결은 휴식이었다. 손흥민은 11월 A매치 기간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호주 원정 대신 런던에 남았다. 훈련과 휴식을 가졌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쉬지않고 계속 달렸다.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뒤 미국에서 열린 토트넘의 프리시즌에도 합류했다.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했다. 다시 토트넘의 정규시즌을 출전하면서 매달 A대표팀 합류를 위해 한국까지 왔다갔다.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11월 A매치 기간 휴식을 취하면서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었다.
손흥민도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일정을 소화하는 선수가 많지는 않다. 나 역시 축구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A매치 휴식기에 잘 쉬고 축구 공부를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훈련을 많이 한 코스로, 나도 좋아하는 코스다. 항상 차던대로 찼다. 몸에 베인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잘 때렸다는 것보다 운이 좋게 골을 잘 넣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 손흥민과 토트넘은 가장 큰 경기를 준비한다. 11일 밤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FC바르셀로나를 상대한다. 유럽챔피언스리그 B조 마지막 경기이다. 토트넘은 현재 2승1무2패 승점 7로 2위에 올라있다. 바르셀로나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된다.
손흥민은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한다. 진다는 생각으로 가는 건 말도 안 된다. 이겨야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 뛸 수 있으니 선수들 모두 의욕이 강하다. 분명히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충분히 잘 준비하고 우리 경기를 하면 잘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