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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야말로 벼랑 끝이다.
최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공수 균형을 위해 과감히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내 선수 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최 감독 부임 뒤 서울의 경기력은 안정감을 갖게 됐다.
한 발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서울은 지난 11일 전남전에서 3대2 승리하며 지긋지긋한 무승의 늪에서 탈출했다. '강등권 라이벌' 인천, 상주와의 격차도 벌렸다.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쌓으면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다.
한 골 차이로 끌려가는 상황에서의 교체 카드 역시 옥에 티로 남았다. 서울은 중앙이 정체돼 있음에도 오직 공격수에만 의존했다. 후반 21분 김남춘 대신 에반드로, 후반 33분에는 황기욱 대신 조영욱을 투입했다. 사실상 '공격 앞으로'를 외친 것이다. 측면과 후방에서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하는데 전술적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실제로 서울의 공격은 무뎠다. 이날 시도한 14차례 슈팅 중 유효슈팅은 단 네 차례에 그쳤다.
경기 뒤 최 감독은 "상대가 중앙 밀집 수비 형태로 나왔을 때, 측면에서 많이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측면 플레이가 더 나왔어야 했다. 또 실점 이후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쫓기는 상황에서 조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냉정해져야 한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강등 위기' 속에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다음달 1일 상주와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리그) 최종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11위 상주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이 급한 마음으로 나서면 오히려 자멸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냉정해야 최악을 모면할 수 있다. 최 감독은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아 있다. 대비를 잘해야 한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걸 주문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