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존폐 위기' 아산 문제, K리그는 왜 결정을 보류했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11-06 05:43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산 문제가 '일단 보류'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년도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선수 모집 중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아산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허정무 연맹 부총재를 비롯해 한웅수 연맹 사무총장,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최만희 부산 대표, 김광국 울산 대표, 조광래 대구 대표, 백만흠 상주 대표, 김대길 사외이사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축구팬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다. 경찰청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폐지 절차 중 아산을 포함한 체육단 폐지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산은 당장 의경을 뽑지 않을 경우 선수 수급이 중단된다. 기존 선수들이 제대하면 2019년에는 이명주 주세종 등 단 14명의 선수만 남는다. K리그 가입조건(20명 이상의 선수로 팀 구성)을 충족시킬 수 없다. 즉, 더 이상 K리그에 남아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사회는 '19일 오후 6시까지 경찰청이 아산에 의경 신분 선수의 충원을 지속하기로 결정할 경우에 한해 아산에 승격 자격을 부여한다. 만약 이 같은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2위를 확정한 성남에 승격 자격을 부여한다'고 결정했다.

K리그, 왜 14일의 '유예기간'을 뒀나

다음 시즌 K리그1 승격 문제는 14일의 유예기간을 갖게 됐다. K리그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우승팀' 아산에 대한 배려이자 예우다.

아산 문제는 지난 9월 급물살을 탔다.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아산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집중력을 발휘, 우승을 확정했다.

연맹은 아산이 K리그2 우승을 통해 승격 자격을 취득한 만큼 아산의 이룬 결실을 예우하고, 동시에 정상화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청의 결정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법. 연맹은 28일 열리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일정을 고려, 19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했다.


만약 아산의 생존이 어려워 지면 2위 성남이 다음 시즌 K리그1으로 자동 승격한다. 이 경우 K리그2 플레이오프에는 3위를 확정한 부산이 진출하고, 준플레이오프에는 4위인 대전과 5위팀이 진출하게 된다.

공은 경찰청으로 넘어갔다

구단과 팬, 축구인들은 입을 모아 "경찰청의 유예"를 외치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전현직 축구선수, 아산 축구단 관계자,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축구인 300여 명은 청와대 인근에서 경찰청의 신규선수 모집 중단 방침에 항의하며 축구단 해체 유예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연맹은 일단 유예 결정을 내렸다. 단, 한 가지 조건이 붙었다. 경찰청이 아산에 '의경 신분 선수'의 충원을 지속할 때라는 단서다. 즉, 아산은 경찰청이 선수 수급 중단 유예 기간을 둬야 K리그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공은 경찰청으로 넘어갔다. 아산의 존폐 여부가 판가름 나기까지는 약 2주의 시간이 있다. 과연 경찰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까.

한편, 이사회는 조태룡 전 강원 대표와 구단 징계안에 대한 조 전 대표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조 전 대표는 연맹 상벌위원회가 대표이사 직위를 남용한 사익 추구 등을 이유로 2년 자격정지에 구단에 벌금 5000만 원을 부과하자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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