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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한 경기 남았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이 중요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손흥민이 '합법적'으로 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손흥민은 1992년 7월생이다. 만 26세다. 국외에서 활동 중인 손흥민이 마지막으로 병역을 연기할 수 있는 만 27세까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만약 금메달 획득에 실패할 시 손흥민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일단 군팀 혹은 경찰팀으로의 입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영주권을 받는 방법도 있다. 영주권은 시민권과 개념이 다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외국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영주권자의 경우 37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하다. 17세부터 독일에서 뛰었던 손흥민은 독일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의 영주권 신청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는 정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군문제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다. 물론 현재 분위기는 손흥민의 병역 특혜에 대해 호의적이다. 국민청원사이트에 손흥민 병역과 관련된 청원만 61건이다. 네티즌들은 '대신 군대를 가겠다', '이민가도 용서해주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손흥민이 영주권을 취득하고 병역을 외면했을때,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대중의 시선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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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이라는 신성한 의무 앞에 예외는 없다. 축구를 하면서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K3리그다. K3리그는 4급 보충역도 뛸 수 있다. 정 운 한교원 등이 K3리그에서 군문제를 해결했거나, 하고 있다. K3리그는 최근 들어 수준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K리그2 보다도 한참 아래인, 아마추어 무대다.
손흥민이 K3리그에 입성할 경우, 포기해야 하는 것이 한두개가 아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돈'이다. 'K3리거' 손흥민은 기본 월급이 30만원이다. 진급에 따라 올라갈 수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훈련수당과 승리수당 등 각종 수당을 합쳐봐야 100만원 정도다. 군인 신분으로 광고 등 영리계약을 할 수 없는만큼, 대표팀 수당 등을 더해도 복무기간(21개월) 동안 벌 수 있는 금액은 6000~7000만원 정도다. 손흥민이 현재 토트넘에서 받는 주급도 안된다.
2023년까지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의 주급은 8만5000파운드(약 1억2285만원)다. 토트넘에서도 손꼽히는 주급이다. 복무기간으로 환산하면 110억원 이상이 되는 돈이다. 폭발적인 활약으로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거나, 혹은 빅클럽으로 이적을 할 경우, 이 금액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여기에 스폰서, 광고계약 등으로 벌어들일 돈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수 있다. 한국 역대 최고의 선수,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무형적인 가치까지 감안하면 손흥민에게 이번 금메달은 상상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 엄청난 금메달이 눈 앞까지 왔다. 손흥민의 운명이 한-일전에 달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