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병근 수원 코치 "포백, 서정원 감독님 작품…'언성 히어로' 박기동"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8-29 21:48


이병근 수원 코치.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백은 서정원 감독님의 작품이었다."

이병근 코치는 지난 27일 자진사퇴의 뜻을 밝힌 서정원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수원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1차전에서 후반 30분부터 10분 만에 3골을 폭발시키며 전북을 3대0으로 제압했다.

수원의 변수는 감독 부재였다. 수원은 지난 28일 서정원 감독이 돌연 자진사퇴했다. 결전을 코앞에 두고 팀 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반대로 더 선수들끼리 결집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날 서 감독 대신 수원을 지휘한 이병근 코치는 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의 핵 김은선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포백과 더블 볼란치를 활용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 코치는 "며칠 준비하지 못했는데 선수들이 투혼을 통해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스리백을 사용하다가 포백으로 전향을 했는데 운 좋게 잘 맞아 떨어졌다. 포백은 경남전 마치고 서정원 감독님께서 다음 경기에선 포백으로 가자고 미리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자신 있게 활용할 수 있었다. 서 감독님께서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코치에 말대로라면 결국 과도한 비난을 퍼부은 팬들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 수원 팬들은 서 감독이 올 시즌 일관된 스리백으로 전술 변화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서 감독은 포백 전환을 준비 중이었고 정작 다시 선을 보일 경기를 앞두고 돌연 사퇴해버렸다.

수원 선수들의 분위기가 무거웠다는 건 데얀의 고백으로 알 수 있었다. 이날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팀 완승을 이끈 데얀은 "감독님의 사퇴는 선수들에게 충격적이었다. 그래도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약속을 했다. 나부터 나이 어린 선수들까지 감독님을 위해 뛰자고 했다. 나는 37세다. 20대 선수가 나보다 더 뛰지 않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 100% 쏟으면 승리가 따라올 것을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언성 히어로(숨은 영웅)'은 스트라이커 박기동이다. 이날 데얀과 투톱을 이뤄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박기동은 후반 16분 김은선과 교체됐다.

이 코치는 "경기는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살아있다는 걸 전반부터 느꼈다. 무엇보다 어렵게 결정해서 내보낸 박기동이 그 동안 최전방에서 잘 되지 않았던 것을 해주며 투혼을 발휘해줬다. 그것으로 인해 데얀, 사리치가 많이 살아났다. 또 수비에서 처지지 않고 공격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박기동 출전에 고심을 했지만 신의 한 수가 됐다"고 전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영상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