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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김학범호 모래알 수비, 공격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8-28 16:39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전반 동점골을 허용한 후 한국 손흥민 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브카시(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김학범호 코칭스태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부터 수비불안이란 약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풀백 부재와 조직력을 형성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논란이 발생하더라도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한 장을 골키퍼에 배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조별리그에선 객관적 전력에서 뒤진 말레이시아에 2골을 내주고 패했다. 사실상 결승전으로 꼽혔던 8강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에는 3골이나 헌납했다. 우여곡절 끝에 4대3으로 승리해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우즈벡이 공격을 펼칠 때마다 수비불안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실점은 항상 나올 수 있다. 다만 어떻게 실점했느냐를 되짚어 봐야 한다. 우즈벡전 3실점은 대부분 수비수 실책으로 나왔다. '수비의 핵' 김민재(전북)도 인정했다. "3실점이나 해서 공격수에게 미안했다. 수비수들 모두 이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 상대가 잘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 실수로 골을 먹었다. 그것도 3골이나 내줬다. 말레이시아전을 마치고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데 우즈벡전에서 다시 실수가 나왔다. 더 집중해서 준비하겠다." 이어 "후반 들어 수비쪽에서 빌드업을 할 때 실수가 나왔다. 공격도 수비도 힘들었다. 분위기가 상대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고맙다.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실점하기 싫다. 너무 미안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이 악물고 다 같이 준비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전반 한국 장윤호가 부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브카시(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7/
수비는 수비수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정상적인 수비조직력도 가동될 수 있다. 강력한 전방 압박이 이뤄지면 그만큼 2차, 최종수비는 쉬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김학범호 수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상호보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나마 커버 플레이로 수비진에 힘을 보태던 장윤호(전북)가 전반 22분 부상으로 교체된 뒤부터 포백 수비라인은 더 심하게 흔들렸다. 중앙 미드필더 이진현(포항)과 이승모(광주)가 포지션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자 2차 저지선이 사라져 최종수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됐다.

또 실점 장면에서 상대 공격수보다 수비수가 더 많았다. 수적 우위를 점했는데도 우즈벡 공격수에게 맥을 추지 못했다는 건 수비조직력 자체가 엉성하다는 얘기다. 유기적인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다. '섬' 같았다.

수비가 불안해지면 공격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아무리 욕심을 버리고 공격보다 수비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고 해도 공격수는 공격수다. 수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가장 날카로운 창인 손흥민은 황의조와 함께 골 결정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수비 불안은 손흥민의 활용력을 떨어뜨리는 '독'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즈벡전에선 체력소모가 심했다. 경기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발이 무뎌지고 수비 전환이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자연스럽게 미드필드와 수비진 간극이 넓어져 우즈벡이 쉽게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쉽게 도달해 위협을 펼칠 수 있었다. 체력이 뚝 떨어진 미드필더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포백라인의 기본적인 수비력으로 버텨줘야 한다.

'공격이 좋으면 승리를 할 수 있지만 수비가 좋으면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축구계의 속설을 베트남과의 4강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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