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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된 부산 A매치가 수원에서 열리게 됐다.
한데 지난 8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A매치가 열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사전 점검한 칠레대표팀 실사단 관계자들이 상태가 엉망인 잔디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었. 당시 실사는 KFA, 부산광역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이뤄졌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잔디는 제대로 관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다. 지난 1년 6개월 이상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원래 K리그2(2부 리그) 부산 아이파크가 홈 구장으로 사용했지만 지난해부터 구덕운동장으로 안방을 옮기면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주로 문화공연만 열리고 있었다.
이렇게 경기가 불가한 상태임에도 부산축구협회와 부산시는 KFA에 9월 A매치 유치를 신청했다. KFA는 "잔디의 원상복구가 가능하다"는 부산시의 말을 믿고 A매치 유치를 허가했다. KFA는 지난 7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잔디를 관리하는 전문가(신동수 대리)를 대동해 미리 잔디 상태를 점검했다. 당시에도 이 전문가는 경기 개최가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FA는 A매치가 한 달 정도 남아 부산시에 잔디를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그러나 잔디 문제는 쉽게 해결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부산시는 KFA 측에 3억원을 들여 잔디를 보식하겠다는 특단의 대책까지 내놓았지만 더운 날씨에 잔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낮았다.
KFA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6일 부랴부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다시 찾아 경기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결론은 '경기 개최 불가'였다. KFA는 최종적으로 부산에서 A매치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 17일 부산시와 부산축구협회에 개최지 변경 공문을 보냈다.
KFA는 경기 장소를 서울 또는 수원 등 수도권으로 옮기는 대책을 수립, 협의 끝에 결국 수원으로 결정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