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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유스 보급반, 미래 흥행몰이 씨앗 된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09 05:30


사진제공=FC서울.

사진제공=FC서울.

유소년 시스템을 통한 구단의 성장. 단지 '엘리트 선수' 육성 차원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팬층을 두텁게 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스 트러스트' 출범을 통해 유소년 시스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제도는 단순히 평가의 목적이 아니다. 구단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운영을 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전통의 명문 구단들은 이미 체계적인 유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체계적으로 육성한 선수들은 구단에 '큰 돈'을 안기거나, 프로 진출 후 핵심 선수로 자리 잡는다. 구단의 성적과 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유스 시스템이 단지 선수 육성의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전문반이 아니어도 각 구단들이 시행하고 있는 보급반을 통해 축구를 배우는 지역 유소년들이 있다. 지역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축구를 하면서 소속감을 가진다. 한 관계자는 "유소년 시스템은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꼭 선수가 아니더라도 지역민들이 축구장을 '내 집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구단들이 축구 교실을 운영하면, 소속된 선수들은 그 팀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어린 친구들이 나중에 축구를 소비하는 계층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구단이 FC서울이다. 서울은 전통적인 인기 구단이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관중수 31만61명으로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당 관중수는 1만6319명. 올 시즌도 12만9975명으로 최다 관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지역적으로 유리한 면도 있지만, 그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FOS(Future of FC서울)'는 서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클럽 시스템 중 하나이다. 구단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대규모 축구 교실이다. 약 5000여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4개 권역(북부, 남부, 동부, 서부)에서 야드 프로반을 운영하고 있다. 구장만 해도 무려 37개다. 서울은 모든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취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주말리그에 참가하는 FOS U-12, FOS U-15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서울 산하 엘리트 팀인 오산중, 오산고와는 별개다. 다만 FOS반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오산중, 오산고와의 연계를 통해 엘리트반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육성과 팬 흡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서울 관계자는 "구장 확보나 여러 가지 문제에도 구단이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단순히 선수를 키우는 게 아니라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목적도 크다. 복합적인 이유로 보급반이 운영된다"고 했다.

또 하나의 명문 구단인 수원 삼성 역시 '리틀윙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 유소년 아카데미는 리틀반, 윙즈반, 블루반(선수반) 등 체계적인 승반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다. 구단의 직영점 1개에 프랜차이즈 지부 10개가 존재한다. 직영점에는 약 100여명의 회원이 있으며, 프랜차이즈까지 포함하면 약 3500명의 어린이 회원이 축구를 배우고 있다. 연고지인 수원 뿐 아니라, 용인, 고양, 화성 등 경기도 지역에 널리 퍼져있다. 연고 근처 지역의 팬층을 형성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시민 구단도 예외는 아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총 9개 지부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많게는 한 지부에 100여명이 속해있으며, 적게는 50여명의 회원이 있다. 총 800여명의 유소년들이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운다. 인천 관계자는 "축구단을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적지 않은 시즌권이 아카데미를 통해서 팔리고 있다"고 했다.

K리그는 매년 흥행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직후 'CU@K리그' 캠페인을 통해 월드컵 분위기를 이어가려 했다. 재개된 K리그의 인기는 단기적인 성과에 그쳤다. 지속성은 떨어졌다. 단연 경기력 향상이 K리그 흥행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잠재적인 팬 확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들의 유소년 보급반 확대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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