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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골키퍼 대결'대구VS강원, '조현우 대타'최영은이 웃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05 21:54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다.

그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다. 자리도 하나 밖에 없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한명 뿐이다. 감독들은 골키퍼 운영에 보수적이다. 주전 자리를 맡긴 선수를 끝까지 믿는 경향이 있다. 한번 주전을 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골키퍼는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가장 큰 포지션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 한명의 골키퍼만으로는 길고 긴 시즌을 보낼 수 없다. 징계, 부상 등의 변수가 언제 닥칠지 모른다. 골키퍼는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골문이 불안하면, 아무리 필드플레이어가 좋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골키퍼가 불안하면, 경기력 전체가 불안해진다. 그래서 백업 골키퍼의 역할이 중요하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지만, 언제든 주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준비를 마쳐야 한다.

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 대구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21라운드, 키포인트는 백업 골키퍼였다. 두 팀은 나란히 백업 골키퍼를 선발로 내보냈다. 강원은 함석민을, 대구는 최영은을 기용했다. 이날 포함, 함석민은 올 시즌 단 3경기, 최영은은 2경기 출전에 그쳤다. 강원은 전술적 이유로 변화를 택했다. 송경섭 강원 감독은 "이범영이 잘해주고 있지만, 훈련에서는 함석민이 더 나을 때도 있다. 특히 발이 좋다. 대구를 상대로는 득점이 중요한 만큼 함석만의 빌드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대구는 조현우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되며, 최영은이 기회를 잡았다. 최영은은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9일 전북과의 홈경기(1대3패)에서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3골이나 내줬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능력은 있는 선수다. 다만 경험이 부족하다. 차분하게 플레이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두 팀 모두 백업 골키퍼가 나선 만큼 양 팀 감독들은 더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송 감독은 "중거리슛을 주문했다. 크로스 시에도 조금 더 골키퍼 쪽으로 붙이고, 세트피스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안드레 감독도 "대체자로 들어가면 더 잘하겠다는 욕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두 백업 골키퍼의 대결에서 최영은이 웃었다. 대구가 3대1로 승리했다. 전반 22분과 후반 25분 김대원이 멀티골을 넣었고, 후반 5분 조세가 정우재의 스루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넣었다. 최영은은 좋은 판단으로 수비의 실수를 커버했고, 상대의 중거리슛도 잘 막아냈다. 제리치에게 추가시간 한골을 내줘지만, 시종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전북전 데뷔전의 아쉬움도 날렸다. 함석민도 전반 1분 정승원, 후반 1분 조세의 슈팅을 기가 막힌 동작으로 막아내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대구는 최영은의 활약을 앞세워 3연패 뒤 귀중한 1승을 챙기며 단숨에 10위(승점 17)로 뛰어올랐다. 갈길 바쁜 강원은 2연패에 빠지며 7위(승점 27)에 머물렀다.
춘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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