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일정' 그래서 황의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7-30 13:45


스포츠조선DB

그야말로 최악에, 최악이다. 경기일정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김학범호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일정이 공개됐다. E조에 속한 한국은 12일 오후 6시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15일 오후 9시 아랍에미리트(UAE)와 2차전, 17일 오후 9시 말레이시아와 3차전, 20일 오후 9시 키르기스스탄과 4차전을 치른다. 모두 반둥의 시 잘라크 하루파트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한국은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바레인과 UAE전을 초반 두 경기에서 만난다. 바레인과 UAE는 전력상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을 크게 앞선다. 특히 UAE는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바 있다. 지독한 침대축구를 구사하는 바레인과 UAE에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더운 날씨와 맞물려 제대로 말릴 수도 있다.

하필이면 김학범호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초반, 두 팀을 만나게 된다. 김학범호는 우여곡절 끝에 해외파 합류 시점이 결정됐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8월 6일 파주NFC에 합류하고, 유럽파는 모두 자카르타로 바로 들어온다. 이승우(베로나)는 8일에 오고,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유럽챔피언스리그 3차예선을 마치고 10일 합류한다. 손흥민은 11일 뉴캐슬과의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를 소화한 뒤 13일 자카르타에 도착한다.

손흥민은 아예 바레인전 출전이 불가능하고, 황희찬 역시 사실상 출전이 어렵다. 영국, 미국, 영국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는 손흥민의 경우, UAE전 출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서는 조별리그에서 최대한 체력을 아껴야 한다. 2~3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는만큼 로테이션을 통해 주전급들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승부는 토너먼트에서 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조별리그 초반이 꼬여버릴 경우, 이같은 시나리오 역시 모두 어긋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황의조의 선발은 '신의 한수'가 됐다.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선발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손흥민-황희찬 카드를 초반 쓸 수 없는만큼, 황의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나상호(광주)가 K리그2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지만, 국제 무대 경쟁력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다행히 황의조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황의조가 터질 경우, 최악의 일정 역시 순조롭게 넘을 수 있다.

대표팀은 31일 파주 NFC에서 소집한다. 대회 일정이 바뀌면서 8월 9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은 취소됐다. 손발을 맞춘 뒤 8월 8일 결전의 땅인 자카르타로 출국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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