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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K리그 MVP 출신 이재성(26)이 새로 둥지를 튼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홀슈타인 킬의 시장가치는 1197만유로(약 15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01년 4부 리그부터 3부 리그를 거쳐 2부 리그까지 올라온 것도 용한데 지난 시즌에는 2부 리그 3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기적도 연출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재성이 지난 26일 독일로 떠나 28일 입단식을 가졌다. 그리고 곧바로 프리시즌 경기에 나섰다. 이재성은 29일(한국시각) 독일 바이에른주 이스마닝에서 열린 스페인 에이바르와의 친선경기에 후반 33분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뭔가를 보여주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재성은 그 짧은 시간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홀슈타인 킬은 이재성에 대해 '한국에서 온 이재성은 처음으로 훌륭한 기술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보면 속된 말로 '쪽 팔린' 이적은 아니다. 일본은 협회와 리그 정책적으로 유럽파를 많이 양산하기 위해 구단들이 동의한 상황에서 이적료 없이 선수들을 유럽으로 보내고 있다. 그 결실을 맺은 것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다. "유럽 1~2부 리그를 포함해 최소 30명 정도가 유럽에서 뛰게 되면 일본도 월드컵 8강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필립 트루시에 전 일본대표팀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K리그 구단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다. '반드시 선수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이적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적료가 맞지 않으면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뜻이 확고하다.
그렇다보니 K리그 선수들의 유럽 진출은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는데 많은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 독일 2부 리그, 프랑스, 네덜란드 등 중소 유럽리그 팀들이 한국보다 일본 선수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성은 역대 K리거 또는 유럽파들이 걷지 않은 새로운 길을 택했다. 연봉, 팀 이름 값보다 팀 잠재력, 출전시간, 구애 정도 등을 따졌다. 비난하는 팬심까지 돌려놓기 위한 방법은 역시 홀슈타인 킬을 발판 삼아 유럽 빅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이다. 미약한 시작을 창대한 끝으로 바꾸는 데 있어 걸림돌은 없다.
'마이웨이'를 외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재성. 짧은 시간 내에 K리그를 평정하며 파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그가 또 다른 제3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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