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매치업]'역대 최고 킬러' 레반도프스키-팔카오, 결정력 대결에 운명 걸렸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6-22 05:59


ⓒAFPBBNews = News1

1차전 결과는 충격패였다.

폴란드, 콜롬비아, 세네갈, 일본이 포진한 H조는 만만치 않은 조였다. 그래도 유럽과 남미의 강호인 폴란드와 콜롬비아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와 콜롬비아는 각각 세네갈과 일본에 1대2 패배를 당했다.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바람에 H조 2강으로 꼽히던 폴란드와 콜롬비아의 맞대결이 사생결단 매치가 돼 버렸다. 16강을 위해서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2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양 팀의 주장 완장을 찬 '킬러'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폴란드)와 라다멜 팔카오(콜롬비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가 역대 최고의 킬러, 인연 없던 월드컵

레반도프스키는 현존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네이마르(브라질) 등과 같이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가짜 7번'이 득세하는 가운데, 레반도프스키는 정통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몇 안되는 선수다. 그렇다고 트렌드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높이, 파워, 스피드, 결정력 등 과거 스트라이커의 미덕에 연계력과 활동량 등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덕목까지 지녔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시즌에도 41골을 폭발시키며 7시즌 연속 30골 이상을 기록했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불편한 관계인 레반도프스키는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유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에게 월드컵은 아픔이었다. 예선마다 펄펄 날았지만 번번이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한번 축구화끈을 조여맸다. 레반도프스키는 예선에서만 무려 16골을 쓸어담았다. 유럽 예선 신기록이었다. 동시에 폴란드 A매치 역대 최다득점자(55골)에 올랐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본선 첫 경기에서 침묵했다. 슈팅도 단 두번에 그치는 등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팔카오는 한때 신의 영역을 넘보던 공격수다. 2011~2012시즌, 2012~2013시즌 두 시즌 동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며 무려 70골을 몰아넣었다. 넘치는 힘을 바탕으로 크지 않은 키에도 상대 수비를 제압했다. '신계'에 속한 메시, 호날두 다음 가는 공격수라는 뜻의 '인간계 최강'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하지만 이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AS모나코 이적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맨유, 첼시로 임대도 떠났지만 좀처럼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2016~2017시즌 AS모나코 복귀 후 30골을 폭발시키더니, 지난 시즌에도 24골을 쓸어담았다.

팔카오에게도 월드컵은 그리 좋은 기억이 아니다. 4년 전 본선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콜롬비아는 역대 최고 성적인 8강행에 성공했지만, 팔카오만 있었더라면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도 있었다. 팔카오는 벤치에서 자신보다 아래로 평가받던 대표팀 후배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득점왕을 거머쥐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절치부심한 팔카오는 대표팀에서도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팔카오는 29골로 콜롬비아 역대 최다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아픈 기억을 넘겠다며 밟은 러시아 땅, 하지만 첫번째 경기에서 팔카오는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승부는 킬러의 결정력에서


폴란드와 콜롬비아 모두 공격의 팀이다. 폴란드는 레반도프스키 뿐만 아니라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아르카디우츠 밀리크, 야쿱 브와슈치코프스키 등 재능있는 공격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유럽예선에서도 10경기에 28골을 폭발시켰다. 콜롬비아도 마찬가지다. 팔카오를 비롯해 로드리게스, 후안 콰드라도, 카를로스 바카 등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두 팀의 전술이나 컬러 역시 공격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수비 보다는 공격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누가 더 마무리를 잘 하느냐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레반도프스키와 팔카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이유다. 2선에서 아무리 좋은 플레이를 해도, 폴란드와 콜롬비아는 레반도프스키와 팔카오의 결정력이 살아나야 실력발휘를 하는 팀이다. 더군다나 1패를 안고 싸우는 지금, 이번 맞대결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이기는 팀은 16강이 열리는 장소로, 지는 팀은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