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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과 마수드 쇼자에이(이란)은 1984년생 동갑내기다.
이니에스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유스 시절 포함 1996년부터 무려 22년간 몸담았던 바르셀로나를 떠나기로 했다. 이니에스타는 이미 바르셀로나의 전설이다. 4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9번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번의 클럽월드컵 등 숱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여전한 기량을 가진 이니에스타에게 러브콜을 쏟아졌지만, 그의 행선지는 놀랍게도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였다.
이번 월드컵은 최고 레벨에서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니에스타는 쟁쟁한 스페인의 미드필더 사이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을 과시한다.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3대3 무)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그의 시야와 탈압박 능력은 여전했다. 월드컵을 대표팀 은퇴 무대로 삼은 이니에스타는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월드컵이 간절하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을 결정지은 이니에스타는 다시 한번 줄리메컵(월드컵 우승 트로피)을 원하고 있다. 스페인축구협회가 개막 하루 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을때, 가장 적극적으로 만류한 이도 이니에스타였다.
그런 쇼자에이가 올 3월 대표팀에 복귀했다. 여전히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정치를 축구와 연결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는 쇼자에이가 필요했다. 쇼자에이는 결국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고, 이란 역사상 최초로 3번의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화려한 공격축구 VS 지옥의 수비축구
스페인과 이란의 컬러는 대조적이다. 스페인은 공격적이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3골을 넣었다.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의 실수가 겹치며 3골을 내줬지만, 갑작스럽게 감독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세밀하고, 빠른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이란은 늪에 비유될 정도로 막강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부임 후 6년간 꾸준히 연마한 수비축구가 빛을 발했다.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를 상대로 조직적인 수비력를 앞세워 1대0 승리를 챙겼다. 브라질 대회부터 이어온 아시아팀 무승 행진을 끊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스페인의 절대 우세다. 하지만 이란이 1차전에서 보여준 수비력이라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란은 이미 4년 전에도 아르헨티나를 무실점으로 막다 막판 리오넬 메시에게 한골을 내주며 아쉽게 무너진 기억이 있다. 현재 이란의 수비는 그 당시 보다 더 촘촘하다. 스페인은 4년 전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을 씻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이란도 기적을 위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 이같은 승부에서는 역시 베테랑들이 어떻게 팀을 이끄느냐가 중요하다. 부주장 이니에스타와 주장 쇼자에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론 마지막 월드컵인 만큼 둘의 동기부여는 설명이 필요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