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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온두라스전 2대0 승리를 챙긴 신태용호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신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온두라스전을 치르며 구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일단 새얼굴인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이 맹활약을 펼쳤다. 스웨덴전 맞춤카드로 뽑힌 이승우은 당초 조커 역할이 유력했지만, 플랜A도 충분히 소화해냈다. 데뷔전 데뷔골을 넣은 문선민도 후반 분위기 반전카드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둘 다 러시아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원의 주세종(아산)도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발탁 당시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였지만, 주세종은 정우영(빗셀고베)와 함께 온두라스전 중원으로 나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스쿼드에서 4-4-2 혹은 4-2-3-1에서 가운데 혹은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설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은 만큼 주세종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홍 철(상주)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다소 아쉬운 활약을 펼치면서 경쟁 구도가 혼란에 빠졌다.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는 신 감독은 윙백 활용을 이원화할 계획이었다. 오른쪽은 포백에 능한 이 용(전북), 스리백에 적합한 고요한(서울)이 낙점을 받았다. 왼쪽은 포백과 스리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진수의 부상으로 꼬였다. 홍 철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포백에는 홍 철, 스리백에는 김민우(상주)를 뽑을텐데 홍 철이 온두라스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중앙 뿐만 아니라 윙백도 가능한 박주호(울산)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험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청용은 온두라스전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구심 어린 목소리를 떨치지 못했다. 확실히 경기 감각이 떨어진 듯 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했다. 이청용이 부진한 사이 측면 경쟁자인 이승우 문선민이 펄펄 날았다. 하지만 이청용을 제외하자니 측면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해줄 수 있는 유형의 선수가 전무하다는 점이 신 감독의 고민이다.
결론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내려진다. 이 경기에서 신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가 최후에 웃는자가 될 수 있다.
대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