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러시아W서 포백 스리백 둘다 가동할 듯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5-28 12:5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23일 오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신태용 감독이 토니 그란데 코치(오른쪽), 하비에르 미나뉴 피지컬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3/

신태용호는 이번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상대에 따라 수비 전형을 다르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상대에 따라 맞춤으로 포백과 스리백으로 달리 대응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신태용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플랜A 였던 '포백'이 부상자(김민재 김진수)가 연속 발생하면서 여의치 않자 대안으로 '스리백'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이미 스리백 준비 필요성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그리고 신태용호는 14일 소집 이후 철저하게 전술과 전략을 감추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전술 질문에는 "정보전이 시작됐다. 우리 패를 먼저 다 보여줄 수는 없다. 상대는 우리가 뭘 하고 있는 지 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조별리그에서 대결하는 두번째 상대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콜롬비아 출신)은 한국의 주 전형을 '4-4-2'로 알고 있다.

신 감독의 전술 감추기는 상대와 싸우기 직전까지 이어질 것 같다. 태극전사들도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전술 얘기를 피하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 선수단 내부의 단합된 움직임은 신태용호를 분석하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 대표팀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23일 오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 전 전체 미팅을 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3/
신 감독은 최근 부쩍 맞춤 전술 얘기를 많이 한다. 그는 조별리그 1~2차전 상대 스웨덴과 멕시코에 초점을 맞히고 있다. 우승 후보이자 3차전 상대 독일에 대한 준비는 상대적으로 덜 한다. 앞선 두 경기에서 사실상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첫 상대 스웨덴은 기본 전술이 4-4-2 포메이션이다. 투톱(베리 토이보넨)을 즐겨 쓴다. 이런 스웨덴을 상대로 신태용호는 플랜A였던 4-4-2 전형으로 맞대응하려고 했다. 김민재와 김진수의 몸상태가 100% 멀쩡했다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민재(종아리뼈)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김진수도 아직 무릎이 100% 온전치 않다. 키가 1m90에 육박하는 신체조건이 좋은 두 명의 공격수를 스리백 즉 수비수 3명으로 막는 전략을 짤 수 있다. 수비 전형의 기본은 상대 공격수 보다 한명 더 배치하는 걸로 보면 된다. 신태용 감독이 스리백 수비에 익숙한 키 큰 오반석(1m89·제주)을 깜짝 발탁한 것도 이런 포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23일 오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김신욱, 손흥민 등 선수들이 가볍게 뛰며 몸을 풀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3/
일부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신태용호가 스리백을 조별리그에서 가동하는 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비의 주축 장현수 포함 3명의 최종 수비라인이 익숙치 않은 스리백 수비로 90분을 큰 흔들림 없이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최근 두 차례 브라질월드컵(2014년)과 남아공월드컵(2010년)에서 포백 수비로 상대와 싸웠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스리백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당시 홍명보-최진철-김태영 스리백에 좌우 윙백 이영표와 송종국이 수비 밸런스를 맞추는 변형 스리백을 가동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무려 5개월 이상 호흡을 맞춰 체력과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한 전문가는 "포백이 익숙한 선수들에게 스리백을 단 시간에 완성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태용 감독도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필승 전략으로 맞춤 전술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수비 전술을 더 견고하게 하는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상대 멕시코는 전술 변화가 가능한 팀이다. 학구파 사령탑 오소리오 감독은 상대에 따라 전형을 달리 했다. 과거 네덜란드축구협회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던 오소리오 감독은 한국 축구를 이해하기 위해 2002년 4강 영웅 히딩크 감독을 네덜란드로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포백을 기본으로 하지만 스리백도 구사했다. 또 최전방에 공격수도 1명, 2명, 3명으로 자주 변화를 주었다.

이런 멕시코를 상대하기 위해 신태용 감독도 포백과 스리백 두 전형을 모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멕시코가 3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면 포백으로, 2명을 내세우면 스리백으로 대응하는 식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미국과 영국에서 스포츠 과학을 공부했다. 또 잉글랜드축구협회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상대 분석에 능하고 축구 전술에 해박하기로 유명하다.


신태용 감독도 뒤지지 않는다. '꾀돌이'로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많이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1년전 FIFA 20세이하 월드컵 때도 포백과 스리백을 동시에 준비했고, 수십가지의 세트피스 전략을 짜기도 했다.

신 감독은 일단 온두라스전(5월 28일)에서 포백으로 수비라인을 점검한다. 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다른 수비 전형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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