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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주장 기성용(29)과 공격의 핵 손흥민(26)이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의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본격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주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권창훈 이근호 등이 모두 부상으로 낙마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낙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 남은 26명의 선수들은 23일 파주NFC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성용과 손흥민은 처진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각자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손흥민의 경우 더 허전할 수밖에 없다. 공격 옵션에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권창훈 이근호가 차례로 이탈했기 때문. 손흥민은 공격 파트너를 묻는 질문에 "부상자들로 선수들의 분위기가 다운된 건 사실이다. 안타까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내 파트너를 찾는 것보다 하나의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이 모두 하나의 힘이 돼서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비교적 젊은 선수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다. (이)승우는 어린 나이에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마지막에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 부분은 높이 살 만 하다. 대표팀에 적응만 하면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황희찬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대가 된다. (문)선민이 역시 K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컨디션이 좋다. 적응해서 분위기만 타면 이런 선수들이 공격진에서 위협적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손흥민은 중고참 선수들을 언급했다. 그는 "모두가 사고를 쳤으면 좋겠다"면서 "월드컵이 어려운 무대라 개인적으로 조심스럽다. 후배들 보다 경험 많은 (기)성용이형이나 (이)청용이형 등이 좋은 역할을 해서 어린 선수들이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도 같이 이끌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멋있는 사고를 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두 선수는 대표팀에 상징적인 존재다. 공격과 미드필드진을 이끄는 핵심에 경험도 가장 많다. 기성용은 "월드컵이 마음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객관적으로 최약체지만, 축구는 약팀이 강팀을 잡는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충분히 준비하면,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나와 선수들이 2~3명의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최대한 공격적 움직임을 가져가겠다. 소속팀에서 여러 포지션을 봤기 때문에, 측면과 중앙 모두 부담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만의 힘으로는 월드컵에서 잘 할 수는 없다. 더 큰 힘을 가진 팬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축구팬들이 신나게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대표팀은 재활 중인 김진수 장현수를 제외하고 전원이 훈련에 참가했다. 볼 뺏기, 8대8 미니 게임 등 간단한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을 마친 신태용 감독은 "내일부터 비공개 전술 훈련을 하려고 한다. 4-4-2 외에 다른 전술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전술에 새로운 게 가미될 것이다"라며 힌트를 제공했다.
파주=전영지 기자, 선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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