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미레이트스타디움(영국 런던)=조성준 통신원]아름다운 이별이었다. 홈팬들은 물론이었다. 안티팬들도 이날만은 달랐다. 원정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날씨마저 그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과 작별 인사를 했다. 6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스타디움에서 아스널은 번리와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이 경기는 아스널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벵거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스널을 떠나겠다고 했다. 이날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그리고 홈팬들과 만나는 마지막 경기였다.
|
안티팬들도 이날만은 달랐다. 팬들이 직접 발행하는 잡지 'Gooner'는 아르센 벵거 스페셜 에디션을 따로 발간했다. 평소 벵거 감독에 대한 비판 기사를 주로 실었던 잡지였다. 이날은 비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번리전과 주요 이슈들에 관한 설명이 기본적으로 담겨 있었다. 그리고 떠나는 벵거 감독을 추억하는 기사들로 채웠다.
아스널 구단이 발행하는 공식 잡지 역시 벵거 감독은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프로그램 제목마저 '아르센'이었다. 역시 벵거 감독을 위한 특별판이었다. '22 Gun Salut!'라는 제목으로 별도의 책자가 제공되었다. 벵거 감독이 아스널에 부임한 1996~1997시즌부터 2017~2018시즌에 이르기까지 22년이라는 시간을 정리해 놓았다. 시즌별로 성적과 주요 이슈, 업적들을 간결하게 정리해 놓아서 벵거의 긴 역사를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었다.
|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또 하나의 깜짝 선물이 놓여있었다. 모든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경기 전 몸 풀 때)이 입고 있던 'Merci Arsene' 티셔츠가 전 좌석에 놓여져 있었던 것이다. 떠나는 감독과 시원섭섭하게 그 이별을 맞이하는 팬들을 위한 구단의 선물이었다. 모든 팬들은 주저없이 이 티셔츠를 집어 들었다. 덕분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은 유난히 더욱 빨갛게 물든 채 번리와의 경기를 맞이했다.
|
경기는 일찌감치 끝났다. 전반 14분 오바메양이 첫 골을 집어넣었다. 이어 라카제트, 콜라시냐크, 이워비, 다시 오바메양이 골을 집어넣었다. 5대0 아스널의 완승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들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스널과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홈팬들이 벵거 감독과 이별을 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