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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인터뷰]'투혼MF'이영주"단복 맞춰놓고 못간 월드컵, 이번엔 꼭!"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4-13 10:56



#'윤덕여호의 미드필더' 이영주(26·인천 현대제철)는 3년전 캐나다월드컵을 앞두고 쓰라린 시련을 겪었다. 부산 상무 에이스로 발군의 활약을 펼치던 무렵이다. 캐나다 여자월드컵 최종소집훈련을 딱 하루 앞두고, 이천대교와의 WK리그 경기 후반 추가시간 무릎을 다쳤다. 출정식 단복까지 다 맞춰놓은 상황에서 그렇게 첫 월드컵의 꿈을 접어야 했다.

#3년 후 프랑스월드컵 티켓을 따기 위한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 '폭풍 미드필더' 이영주의 분투는 그래서 더 빛난다. 1차전 '아시아 톱랭커'호주전, 윤덕여 감독은 이영주를 믿고 썼다. 4-1-4-1 포메이션에서 원볼란치로 나섰다. 공수를 조율하며 무실점, 무승부를 이끌었다. 일본전엔 교체투입돼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3년간 성장을 멈추지 않은 미드필더, 이영주에게 13일 조별리그 최종전 베트남전은 생애 첫 월드컵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인천 현대제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 이영주와 이민아가 베트남전 훈련 후 암만 훈련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영주는 1차전 호주전 무실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어려울 것이리 생각했는데, 베테랑 언니들이 잘 잡아줘서 경기를 잘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부담감도 있었는데 동료들을 믿고 뛰다보니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국은 이겨야 사는 토너먼트에서 호주를 상대로 승점을 노린, 극강의 수비전술로 맞섰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한 슈팅을 기록한 선수'라는 말에 이영주는 웃음을 터뜨렸다. "발에 쥐가 왔다. 변명같지만 오른발에 걸렸으면 좋았는데 '남의 발'인 왼발에 걸려서… 그냥 패스로 생각해달라."

'이하사' 이영주는 열 살 때 서울 신상계초등학교에서 축구화를 처음 신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는데 학교에 마침 여자축구부가 있어서 재미삼아 시작했다. 피아노 배우러 다니다가 우연히 축구를 시작했는데 대표팀까지 올 줄 몰랐다"며 웃었다. 우연히 들어선 축구의 길에 빠져들다보니 평생의 직업이 됐다. 이영주는 보은상무에서 3년간의 육군 부사관 복무를 마치고 2016년 6월 말 전역 후 인천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었다. 2016년 인천 현대제철 이적 후 성장을 거듭해왔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수를 조율하는 '중원사령관' 이영주의 활약은 현대제철의 통합 5연패에도 크게 기여했다. 경기를 읽는 시야와 경기조율, 공격의 시작점으로서 빌드업 능력은 발군이다.

요르단아시안컵 2경기, 4-1-4-1 포백라인에 장슬기-임선주-김도연-조소현/김혜리 등 '현대제철' 동문 라인이 포진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이들과의 호흡은 대표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영주는 "현대제철에 와서 축구적인 부분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2년동안 축구가 늘었다. 기술적 전술적인 면에서 생각을 많이 하고,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발맞출 시간이 많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포지션의 '베테랑'이자 지난시즌까지 현대제철에서 발맞췄던 '선배' 조소현과의 경쟁과 공존 역시 힘이 되는 부분이다. 이영주는 "소현언니가 파워적인 부분, 수비적인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된다. 제가 부족한 부분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파워, 과감하게 부딪치는 힘이 더 필요하다. 항상 배우고 싶다"고 했다.

상무 군복무 등의 이유로 또래에 비해 A매치 데뷔는 다소 늦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인도전(10대0승)이 그녀의 첫 A매치다. 일본전까지 A매치 24경기에서 2골을 기록중이다. 2016년 11월11일 동아시안컵 최종예선 홍콩전(14대0승)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선 위치지만 정확한 크로스, 킬패스 등 어시스트와 해결 능력을 동시에 갖춘 영리한 미드필더다. 4강의 명운, 2회 연속 월드컵 티켓의 향방을 결정지을 베트남전을 앞두고 이영주는 또렷한 승리의 각오를 밝혔다. "호주-일본과 동시에 경기한다. 일단 우리 것을 잘해야 한다. 5골 이상 넣어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이영주에게 프랑스월드컵은 놓칠 수 없는 간절한 꿈이다. "3년전 월드컵에 갈 수 있었던 기회를 시도도 못해보고 놓쳤다.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에 대한 꿈이 있다. 못이룬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더 잘하고 싶다. 아직은 시간이 남아 있으니 좀더 노력해서 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돼서, 프랑스월드컵에 꼭 가고 싶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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