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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포항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6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이 0-1로 밀리던 전반 32분. 차갑게 식었던 상암벌이 뜨겁게 끓어올랐다. 팬들을 들썩이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부주장' 고요한이었다.
이날 2선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고요한은 안델손이 올린 크로스를 기습적인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값진 골을 만들어낸 고요한은 공을 유니폼 상의에 집어넣은 채 불룩해진 배로 기쁨을 만끽했다.
그 어느 때보다 값진 승리였다. 서울은 올 시즌 개막 5경기에서 3무2패(승점 3)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서울은 11위에 처져있었다. 공격력은 더욱 처참했다. 앞선 5경기에서 단 1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이 부문 최하위에 머물렀다. 5라운드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는 수적 우위 속에서도 0대0 무승부에 그쳤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들의 대답은 "정신차려, 서울!"이었다.
첫 번째 승리를 향한 여섯 번째 도전. 그러나 시작은 주춤했다. 서울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포항의 김승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리드를 내주자 서울 선수단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실수를 연발하며 상대에 여러 차례 기회를 내줬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 32분 고요한의 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후반 18분 고요한의 추가골을 보태 2-1 리드를 잡았다. 포항은 후반 35분 제테르손이 서울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권완규의 오프사이드로 판명돼 득점이 취소됐다.
분위기를 탄 서울은 이를 악물었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며 2대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이 개막 여섯 경기 만에 '이겼다!'를 연호하며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