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해외 세일즈' 첫발, 싱가포르 '스포텔 아시아'에서 길을 묻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17:40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2018 K리그1 경기가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이동국이 공중볼을 가슴으로 받아내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3.10/

K리그가 참가한 스포텔 아시아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가 참가한 스포텔 아시아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가 참가한 스포텔 아시아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한국 프로축구 K리그는 경기력에 비해 콘텐츠 상품 가치로 따졌을 때 해외 호감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리그는 경기력으로만 놓고 보면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각국 리그 랭킹에서 최근 수년간 1~2위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콘텐츠 마케팅 파워만 따지면 이웃 일본 J리그나 중국 슈퍼리그에 비해 밀린다. 해외 마케팅 업체들은 K리그 보다 시장성이 큰 J리그와 슈퍼리그를 선호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세일즈'에 나서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포텔 아시아'에 참가했다. 스포텔 아시아는 스포츠 중계권 거래를 주 목적으로 한 스포츠산업박람회 중 하나다. 매년 5월엔 미국 마이애미에서 '스포텔 서밋'이 열리고, 매년 10월엔 모나코에서 '스포텔 모나코'가 있다. 가장 큰 규모는 스포텔 모나코로 10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스포텔 아시아에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로는 처음으로 참가했다. 마케팅 전 직원을 파견했다. K리그는 '단골손님' 스페인 프리메리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과 함께 부스를 설치했다. 3일 동안 K리그 부스 방문자가 120명에 달했고, IMG(중계권 사업자) 인프론트(스위스 중계권 사업자) 마이쿠쥬(스위스 인터넷기안동영상서비스 사업자) 스포츠레이더(세계적인 스포츠베팅 전문 업체) 등 총 41개 업체 약 100명의 담당자와 미팅을 가졌다.

이번 스포츠 박람회에서 K리그에 관심을 보인 업체들은 매우 다양했다. 세계적인 중계권 업체들, 인터넷기반동영상 서비스 업체들, 시장조사 및 경기단체들과 접촉했다. 중계업체들은 K리그의 향후 중계권 계약 사항에 관심을 보였다. 요즘 스포츠 콘텐츠의 중계권 흐름은 세분화되고 있다. 국내외는 물론이고 베팅업체, 뉴미디어 등으로 쪼개지고 있다. 또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주문형비디오) 등으로 나뉜다.

또 IT가 스포츠 산업에 접목되면서 인터넷기반동영상 서비스 업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요즘 축구팬들은 집 TV 앞에서 축구 경기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이상으로 움직이면서 모바일, 테블릿 PC를 통해 접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터넷기반동영상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되고 있다. 이 시장은 향후 유무료 방식의 형태로 국가를 초월한 서비스 전쟁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김기범 프로연맹 마케팅팀장은 "이번 참가로 K리그 브랜딩의 중요성을 재삼 확인했다. 또 급변화는 미디어 시장에서 어떤 K리그 콘텐츠가 사랑받을 수 있을 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중계권 사업자들은 K리그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스포츠 베팅 업체들도 K리그 보다 일본과 중국 리그를 선호한다. 그동안 K리그는 글로벌 방송 에이전시들과의 접촉도 적었다. 한마디로 어떤 식으로 해외에 K리그 콘텐츠를 팔아야 할 지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통일성 없는 중계 영상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이번 산업 박람회 참가로 재확인했다. 세계 주요 프로리그는 연맹과 방송권자들이 통일된 가이드라인에 맞춰 경기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향후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연맹 주도의 제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데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한웅수 연맹 사무총장은 "K리그 세일즈는 더이상 국내 시장에 머무를 수 없다.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차원에서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 해외에서 고객이 찾아오기 전에 우리가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첫 스포텔 아시아 참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프로연맹은 올해 10월 스포텔 모나코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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