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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이 작아도 할 수 있다. 더 적극적으로 몸싸움 해야 한다."
요르단 여자축구아시안컵 첫경기 호주전(7일 오후 8시, 한국시각 8일 새벽 2시)을 나흘 앞둔 3일, 요르단 암만 알카라메흐필드에서 펼쳐진 오후 훈련에서 윤덕여 여자축구 A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여느때보다 더 강한 몸싸움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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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윤 감독이 이날 훈련 내용을 설명했다. "호주전에 대비해 좀더 빠른 템포, 공수 전환을 빨리 가져가는 훈련을 했다. 전술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 마무리 슈팅까지 하는 훈련을 했다. 호주의 강점인 세트피스 수비도 집중훈련했다."
윤 감독은 줄곧 첫경기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호주는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팀이다. '강호'호주, 일본(10일 밤 10시45분)과 베트남(13일 밤 10시45분)과 맞붙는 B조, 조 2위 내에 들어야 4강에 진출한다. 5위 안에만 들면 내년 프랑스여자월드컵 진출권이 주어지지만 윤 감독과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5-6위전까지 가지 않고, 조별예선에서 티켓을 조기 결정짓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조 1-2위에 들기 위해서는 호주, 일본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을 따야 한다. 첫 경기인 호주전 승점은 티켓의 향방과 대회의 분위기,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경기다. 29일 출국해 30일 요르단 암만에 입성한 윤덕여호는 일요일인 1일을 제외한 31일, 2일에 오전, 오후 하루 2차례 강훈으로 체력을 단련했다. 아시안컵에 임하는 절실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계획대로 잘 훈련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진단했다.
호주전 선발 라인업 구상을 묻는 질문에 윤 감독은 "대략적인 구상은 끝났지만 아직 몇몇 포지션을 고민중이다. 마지막까지 봐야 한다. 80% 정도 완성됐다"고 답했다. "
윤 감독은 호주를 상대로 패기있게, 근성있게 맞싸울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체격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으로 끝까지 맞붙어야 한다. 더 적극적인 '맨투맨'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가 너무 크다 보니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실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세트피스 실점을 경계했다. "아무리 경기를 잘해도 세트피스 실점하면 아무 의미 없다. 실점을 안하는 게 중요하다. 몸이 작아도 몸싸움 해야 한다. 상대가 쉽게 헤딩하는 상황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2승1무12패로 열세다. 2010년 피스퀸컵(2대1승) 이후 이기지 못했다. 부임 후 유독 호주만은 넘지 못한 윤 감독에게도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이다. 호주를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물었다. 윤 감독은 신중하지만 그러나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내놨다. "나도 한번도 못이겨봤다. 4년전 베트남아시안컵 준결승에서도 1대2로 졌다. 2016년 리우올림픽 예선전에서도 0대2로 졌다. 2015년 친선전에서도 0대1로 ?병? 하지만 충분히 해볼 수 있는 팀이다.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대회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호주는 자타공인 아시아 최고의 팀이고 좋은 선수들이 많고, 신구 조화가 잘된 팀이다. 좋은 밸런스를 가진 팀"이라면서도 상대를 공략할 우리만의 전술을 믿고 있다. "좀더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상대의 공간을 공략할 것이다. 빠른 공수전환, 빠른 패스워크는 필수다. 선수들이 치료실에서 치료받으면서도 경기영상을 보고 있다. 개개인의 영상도 집중분석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난적 북한을 넘어 여기까지 왔다. 2015년 캐나다월드컵에 이어 2019년 프랑스월드컵,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요르단에서 어떤 모습으로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역사를 이룰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표했다. "월드컵 2회 연속 가는 길이 이번 대회 통해 나온다.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결과를 갖고 오면 상승 분위기가 이어진다. 우리선수들에게 해보려는 분위기가 있다. 늘 그래왔듯이 나는 우리선수들을 믿는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