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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울산, 멜버른 6대2 대파 16강 조기 확정 '변신이 통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4-04 20:51





울산 현대가 ACL 16강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울산은 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홈경기서 6대2로 대승했다.

이로써 2승2무1패, 승점 8을 기록한 울산은 최종 6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승점 5점인 멜버른이 최종전에서 승리해 동률이 된다해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울산이 웃는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2012년 ACL 우승 이후 6년 만에 희망을 품었고 리그 4연패로 구겨진 체면도 다시 살렸다.

이날 승리는 김도훈 울산 감독의 과감한 변신과 선수들의 간절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김도훈의 변신은 무죄

신의 한수였다. 김도훈 감독은 이날 파격적인 선발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인천 사령탑 시절부터 '4-1-4-1'애호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4-4-2를 선택했다. 지난 주말 K리그1 4라운드 포항전에서 4경기 만에 골을 터뜨릴 때 잠깐 사용했던 투톱 체제를 아예 선발로 냈다. 울산이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겼던 4-1-4-1을 버린 것도 이례적인데 선수 기용은 더 파격이었다. 간판 수비수 리차드가 미드필더로 올라와 박주호와 함께 더블볼란치를 형성했다. 리차드가 고국 오스트리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적은 있어도 울산에 입단해서는 붙박이 중앙 수비수였다. 그가 2017년 울산 입단 이후 미드필더로 올라선 것도 처음이었다. 최전방 역시 주니오와 황일수가 처음으로 투톱 출격했다. 몸에 익숙하지 않은 옷을 입혔으니 뭔가 어색할 것 같았지만 이유있는 변신이었다. 리차드는 '물만난 고기'같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부럽지 않게 적극적인 공격 가담은 물론 수비 전환시 전공 분야인 수비력을 앞세워 중간 차단으로 상대의 맥을 끊었다. 공격 전개시 패스워크가 가끔 세밀하지 못했지만 '옥에 티'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리차드와 박주호의 연계 플레이에 울산의 전방은 덩달아 살아났다. 리차드는 후반 10분 기습적인 공격 가담으로 김승준의 4-0 골을 돕기까지 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패할 이유가 없었다?

이날 울산은 리그에서 4연패를 한 팀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맹렬하게 불을 뿜었다. 울산이 이렇게 대량득점으로 승리한 것은 지난해 2월 28일 브리즈번과의 ACL 조별리그 6대0 승리 이후 처음이다. 먼저 운이 좀 따랐다. 상대 멜버른은 지난 주말 호주리그를 마친 뒤 곧바로 방한길에 올라 멜버른-시드니를 거쳐 부산 김해공항까지 23시간을 날아왔다. 지난 2일 밤 도착해 3일 하루 몸을 풀었다. 그래서 그런지 멜버른 선수들은 몸이 무거웠다. 여기에 울산 전사들의 간절함이 초반부터 돋보였다. 리그 4연패의 대위기에서 탈출하는 게 급선무였던 울산은 ACL 16강 확정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했다. 12분 만에 터진 첫골은 그 간절함이 빚어낸 행운이었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지시받은 듯 주니오는 백패스를 받은 멜버른 골키퍼가 킥을 하는 순간 달려들며 발을 뻗어 차단했고 곧바로 골망이 흔들렸다. 주니오의 선제골에 황일수는 20분 임종은의 추가골을 도우며 화답했고 오르샤는 38분에 강력한 터닝슛으로 3-0으로 달아나게 만들었다. 후반 10분 김승준도 4번째 골을 만들며 공격수들이 제몫을 톡톡히 했다. 여기서 이미 승리는 확정적이었다. 그래도 신바람이 난 울산은 21분 주니오의 헤딩골을 추가하며 상대의 기를 완전히 눌렀다. 이후 연속골을 허용하며 5-2가 됐지만 애교로 봐줄 만했다. 결국 30분 오르샤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쇄기골을 터뜨리며 4연패의 악몽을 말끔하게 지웠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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