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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현장분석]'손흥민 원톱' 케인 원톱 부재' 걱정 지우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3-17 23:10


ⓒAFPBBNews = News1

[리버티스타디움(영국 스완지)=조성준 통신원, 이건 스포츠조선닷컴기자]'손흥민 원톱'이 케인 부재를 완벽하게 대체했다.

토트넘은 17일 영국 스완지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FA컵 8강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완승의 뒤에는 손흥민 원톱 카드가 있었다.

이날 FA컵을 앞두고 토트넘은 초비상이 걸렸다.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주포 케인이 다쳤다. 다음달까지는 팀훈련에 합류할 수 없다는 소식이었다.

케인은 골 뿐만 아니라 팀 플레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대안은 하나 손흥민 원톱이었다. 그리고 이 카드는 토트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토트넘은 라멜라와 에릭센을 동시에 선발 출전시키며 약간 비대칭적인 4-2-3-1 형태를 만들었다. 루카스 모우라는 오른쪽으로 넓게 벌려서 전형적인 윙의 모습을 취한 반면, 에릭센은 '가짜 윙어' 같은 모습을 보였다. 중앙으로 들어와 라멜라와 함께 손흥민을 받치는 형태를 만들었다.


ⓒAFPBBNews = News1
삼각 편대의 중앙을 맡은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는 확연히 다른 플레이로 토트넘의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케인은 상대 수비수를 등진 상태로 볼을 키핑한 뒤 좌우로 볼을 넓게 벌려주는 스타일이다. 손흥민은 달랐다. 등을 지기 보다는 아예 좀 더 빠져나왔다. 최대 투 터치를 넘지 않는 간결한 모습으로 주위에 있는 라멜라, 에릭센과 볼을 주고 받았다. 스완지의 세 센터백들이 채 달라붙기도 전에 압박을 빠져나오며, 크게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도 상대 수비들을 계속해서 괴롭혔다.

또한 손흥민은 동시에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하는 플레이도 잊지 않았다. 틈이 나는 대로 뒤 공간을 파고 들며 스완지 수비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에릭센이 볼을 잡을 때마다 손흥민은 지체없이 골대를 향해 뛰어들었다. 오프사이드로 선언되긴 했지만 전반 22분 나온 손흥민의 골은, 손흥민의 움직임, 에릭센의 패스, 다시 손흥민의 터치 & 피니쉬로 연결된 완벽한 공격 전개 장면이었다.

또한 직접 볼을 받지 못하더라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손흥민이 뒤 공간을 향해 움직임으로써 스완지의 수비라인은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에릭센과 라멜라에게는 넓은 공간이 주어졌다. 스완지의 수비라인이 무력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에릭센이 특히 오늘 경기에서 넓은 공간을 부여 받은 것은 단지 우연은 아니었다.


지난 본머스 전 이후 BBC MOTD에서 극찬했던 라멜라-알리-손흥민 삼각 편대의 모습은 오늘 경기에서 라멜라-에릭센-손흥민의 형태로 이어졌다. 손흥민 원톱 카드는 케인 없이 몇 차례 경기를 더 치뤄야 하는 토트넘과 포체티노 감독에게 쓸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격 루트를 제시해 주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들어 교체로 요렌테와 델레 알리를 투입 시켰다. 3대0이라는 이미 승패가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경기장을 빠져나온 건 루카스 모우라와 라멜라였다. 그동안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온 선수들 아니었기에 체력 안배 문제도 아니었고, 득점을 위한 공격적인 교체도 아니었다. 케인 공백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한 교체들이었는데, 여전히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 남아있었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으로 플레이하며, 포체티노 감독의 플랜 안에 남아있음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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