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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본선 준비, 김신욱은 여전히 배고프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1-28 20:23


김신욱 사진제공=KFA

김신욱(30·전북 현대)은 지난 2010년, 2014년 1월을 모두 A대표팀에서 보냈다. 본선행을 앞둔 A대표팀의 동계훈련에서 주전경쟁을 펼쳤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선 분루를 삼켰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선 최종명단에 포함되며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그 뿐이었다.


세 번째 본선 대비 동계훈련에 나선 김신욱, 그는 더 이상 '2인자'가 아니었다. 김신욱은 27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몰도바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23분 호쾌한 헤딩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16일 일본과의 2017년 동아시안컵 최종전 멀티골에 이은 A매치 2경기 연속골이다.

'타깃맨'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홍 철이 몰도바 진영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수 두 명을 달고 점프해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정확하게 골포스트 구석에 꽂아넣은 슛은 바운드되면서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지난 두 번의 본선 준비 기간 김신욱의 역할은 '타깃맨'에 국한됐다. 1m96의 장신은 '양날의 검'이었다. '키는 크지만 움직임이 느리다'는 선입견 탓에 주로 뒤지고 있을 때 교체투입되어 최전방에서 머리로 공을 떨궈주는 역할을 맡아왔다. 김신욱은 '헤딩 외에는 큰 활약이 없는 선수' 정도로 여겨졌다. 기동력을 추구한다는 미명이었지만 2013년과 2015년 K리그 득점왕 출신인 김신욱 입장에선 억울하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대우였다.

김신욱은 재평가를 받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희생'을 강조하는 신태용호에서 비로소 꽃을 피웠다. 최전방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종횡무진하는 그의 활약상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안컵 중국전 1골-1도움에 이어 일본전 멀티골로 눈도장을 받았다. 몰도바전에서는 찬스 상황에서 어김없는 골잡이 본능을 발휘하면서 다시금 신태용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최근 4차례 A매치에서 4골의 '원샷원킬'이었다.


신태용호 안에서 김신욱의 존재감은 타깃맨 그 이상이다. 몰도바전 활약으로 김신욱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김신욱의 머릿 속엔 '만족'이란 없다. "승리는 기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김신욱은 "훈련한 지 일주일도 안된 선수들도 있다. (몰도바전에서) 몸을 풀었다고 생각한다"며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대회를 앞두고 1월 전지훈련에 다 참여했다. 그동안 교체투입 시 선발 출전보다 (활약에) 아쉬움이 있었기에 노력했는데 적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가오는 친선경기에서는) 몰도바전보다 좀 더 발이 맞아야 할 것이고 몸도 만들어야 한다"며 "멋진 경기로 국내 팬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러시아를 바라보는 김신욱의 눈빛은 간절함으로 가득 차 있다. '굶주린 킬러'의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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