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경의 J사커]동아시안컵 앞둔 日이 던진 화두, K리거들도 마찬가지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11-20 17:38


◇11월 A매치 2연전에서 브라질, 벨기에를 상대로 연패한 일본 대표팀의 행보를 두고 여러가지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11월 A매치 2연전, 러시아를 향한 한-일 양국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일본은 유럽 원정길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브라질과 5위 벨기에(일본 44위)를 만났다. 결과는 2패.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한 신태용호 처럼 웃진 못했으나 러시아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힌 두 팀을 상대로 거둔 결과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은 실험을 택했다. 혼다 게이스케(파추카),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등 소위 '에이스'로 불리던 선수들을 뺐다. 대신 고로키 신조, 나가사와 가즈키(이상 우라와) 등 최근 J리그 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을 데려갔다. '컨디션'에 중점을 둔 결정이었으나 다시 잡기 힘든 기회를 '테스트 무대'로 날렸다는 비판도 있다. 여전히 일본 축구계가 할릴호지치 감독을 바라보는 눈길엔 날이 서 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은 12월 동아시안컵을 J리거들의 마지막 시험 무대로 삼고자 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할릴재팬'의 실험은 동아시안컵에서도 계속된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실험무대가 될 것 같다. 니시노 아키라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내년 3월(A매치 주간)은 J리그 개막 직후이기 때문에 (국내파) 컨디션 체크가 쉽지 않다"며 동아시안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월 A매치 2연전은 거의 본선 멤버가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그동안 J리거들은 '할릴재팬'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2015년 2월 지휘봉을 잡은 이래 지속적으로 J리거들을 시험대에 올렸다. 하지만 '황태자'가 없었다.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우라와)나 미드필더 야마구치 호타루(세레소 오사카)는 오래 전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해 온 J리거다. 쇼지 겐(가시마), 이데구치 요스케, 구라타 슈(이상 감바 오사카)는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발탁됐으나 주전급이 아니다. 최근 발탁되기 시작한 스기모토 겐유(세레소 오사카)도 아직 대표팀 내 입지가 부족하다. 지난 2년 간의 경기력과 최근의 활약상을 짚어보면 결국 일본은 본선에서 해외파 중심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고민이 큰 대목이다.


◇스기모토 겐유는 J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대표팀까지 승선했으나 아직까지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나 동아시안컵에서는 기대를 모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AFPBBNews = News1
주전을 뒷받침할 백업의 역량이 약해진다면 결국 일본이 본선에서 보여줄 성적의 한계도 뚜렷할 수밖에 없다. 경쟁력도 문제다. 주전, 백업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느슨해질 경쟁력은 결국 대표팀 경기력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동아시안컵은 여러가지 핸디캡을 안고 있는 대회다. 유럽파 차출이 제한되는 반쪽짜리 전력이다. 한-중-일 모두 시즌이 마무리 된 시점이기에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도 크고 기후도 녹록지 않다. 하지만 엇비슷한 실력을 갖춘 상대와의 3연전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가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는 기회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동아시안컵을 'J리거 최종 시험무대'라고 못박은 점은 기회를 잘 살려 내부 경쟁력을 키우고자 하는 의지다. 할릴재팬의 황태자 칭호는 동아시안컵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신태용 감독은 21일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동아시안컵 준비 체제에 돌입한다. 그의 고민도 할릴호지치 감독과 다르지 않다. 11월 A매치 2연전 무패를 통해 가까스로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나 여전히 고민이 크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 2~3선 자원 찾기에 여전히 골몰 중이다. 27일 울산에서의 소집을 시작으로 동아시안컵까지 체크리스트가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A매치 전까지 '완전체'를 만들겠다는 신 감독의 목표를 감안하면 K리거에게도 동아시안컵은 월드컵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태극마크를 품는 영예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마지막 시험 무대인 동아시안컵, '신태용호 황태자' 칭호를 가져가기 위한 K리거들의 뜨거운 경쟁을 기대해본다.


스포츠2팀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흙속의 진주'를 찾아내 러시아월드컵 본선 퍼즐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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