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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란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갖는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명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이란전, 3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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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17년 전 '라이언킹' 이동국의 짜릿했던 이란전 역전골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2000년 10월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1-1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10분 '골든골'을 터뜨리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악몽같았던 이란전에서 몇 안되는 행복한 기억으로 손꼽히는 짜릿한 장면이다.
이동국이 31일 이란전에 출전할 경우 만 38세 124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A매치 최고령 출전 '역대 2위'에 오른다. 1950년 4월 15일 홍콩과의 친선전에서 고 김용식 선생이 세운 만 39세 274일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최장기간 A매치 출전 기록도 경신한다.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전 이후 무려 '19년107'일로, 이운재 수원 삼성 골키퍼 코치의 '16년 159일'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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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A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은 4경기에서 11골을 내준 수비라인이었다. 신 감독은 열흘간 수비 조합을 집중적으로 실험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 김주영, 김기희, 김민재를 소집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장현수는 센터백, 사이드백으로 활용가능한 멀티자원이다. 일단 런던올림픽, 브라질월드컵 등 큰무대 경험이 많은 '주장' 센터백 김영권을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뒷공간을 파고 드는 역습 한방에 능한 이란 공격진을 막기 위해 김주영 등 발 빠른 센터백을 기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남 일화 감독 시절부터 공격적인 윙백들을 중용하는 신 감독이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할지도 관심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가동한다면 오버래핑이 좋은 김진수나 김민우를, 수비적, 보수적인 전술을 쓴다면 '악바리 마크맨' 최철순을 쓸 가능성이 높다. '캡틴' 김영권은 3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카운터어택에 강하다는 것을 분석했고 어떻게 막아야할지도 팀 안에서 많이 연습을 했다"고 했다. 경고 누적 수비수들이 많은 만큼 "최대한 영리한 파울을 하면서 경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습을 조기 차단하고 공격으로 태세를 전환할 '키플레이어'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신 감독은 수비진뿐 아니라 공격진에게도 초반부터 강한 압박 및 적극적 수비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최근 이란과의 4경기에서 모두 0대1로 졌다. 모두 한골 차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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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무패(6승 2무, 20점) 행진을 하며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전세계에서 두번째, 아시아에서 첫번째로 러시아행을 조기 확정지으며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8경기에서 무실점, 무패를 달린, 극강의 수비라인이다. 30일 기자회견에서도 키에로스 감독은 "내일 경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은 죽을 힘을 다해 뛸 이유가 있고, 이란 역시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뛸 것이다. 내일 경기가 재밌을 것"이라며 여유만만하게 웃었다. '난공불락' 이란의 단단한 '빗장'을 벗겨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러시아행을 조기 확정했지만 '무실점, 무패'기록은 이란의 강력한 동기부여다. 최근 전적에서 절대 우위지만 최종예선 홈 4경기에서 9골을 터뜨린 한국을 향한 경계심도 풀지 않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란 정부의 시의적절한 재정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원의 근거가 될 완벽한 경기력을 날마다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아시아의 최강의 자부심으로 위대한 무실점, 무패기록을 이어가자"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