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동국아빠의 세리머니 약속' 3가지 관전포인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8-30 20:32



한국과 이란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갖는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명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이란전, 3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38세 슈퍼맨 아빠' 이동국, '대박' 세리머니 약속

'38세 골잡이' 이동국의 출전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이다. 이동국은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정신적 리더 역할이라면 가고 싶지 않다"며 후배들과 진검승부할 뜻을 분명히 했다. A매치 103경기에서 33골을 터뜨린 대한민국 대표 스트라이커로서 움직임에 물이 올랐다. 박스 안에서 연계 패스, 등지고 돌아서는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다. '발리장인'다운 슈팅 타이밍은 여전하다.

팬들은 17년 전 '라이언킹' 이동국의 짜릿했던 이란전 역전골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2000년 10월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1-1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10분 '골든골'을 터뜨리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악몽같았던 이란전에서 몇 안되는 행복한 기억으로 손꼽히는 짜릿한 장면이다.

이동국이 31일 이란전에 출전할 경우 만 38세 124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A매치 최고령 출전 '역대 2위'에 오른다. 1950년 4월 15일 홍콩과의 친선전에서 고 김용식 선생이 세운 만 39세 274일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최장기간 A매치 출전 기록도 경신한다.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전 이후 무려 '19년107'일로, 이운재 수원 삼성 골키퍼 코치의 '16년 159일'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패밀리맨' 이동국은 마지막 A매치였던 2014년 10월 14일 코스타리카전(1대3패), 골 직후 테니스 선수인 딸 재아와 약속한 '테니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27일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동국은 막내 대박이(시안)와 골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알로하' 손인사와 손뼉 후 이마를 치는 코믹 액션, "아빠 약속 꼭 지킬게"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파주에 입소했다. 팬들은 이란전에서 '동국아빠'의 '대박' 세리머니를 꼭 보고 싶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과 김영권 주장이 30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 센터(NFC)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김영권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를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8.30/
신태용호 수비라인, 얼마나 달라질까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A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은 4경기에서 11골을 내준 수비라인이었다. 신 감독은 열흘간 수비 조합을 집중적으로 실험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 김주영, 김기희, 김민재를 소집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장현수는 센터백, 사이드백으로 활용가능한 멀티자원이다. 일단 런던올림픽, 브라질월드컵 등 큰무대 경험이 많은 '주장' 센터백 김영권을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뒷공간을 파고 드는 역습 한방에 능한 이란 공격진을 막기 위해 김주영 등 발 빠른 센터백을 기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남 일화 감독 시절부터 공격적인 윙백들을 중용하는 신 감독이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할지도 관심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가동한다면 오버래핑이 좋은 김진수나 김민우를, 수비적, 보수적인 전술을 쓴다면 '악바리 마크맨' 최철순을 쓸 가능성이 높다. '캡틴' 김영권은 3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카운터어택에 강하다는 것을 분석했고 어떻게 막아야할지도 팀 안에서 많이 연습을 했다"고 했다. 경고 누적 수비수들이 많은 만큼 "최대한 영리한 파울을 하면서 경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습을 조기 차단하고 공격으로 태세를 전환할 '키플레이어'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신 감독은 수비진뿐 아니라 공격진에게도 초반부터 강한 압박 및 적극적 수비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최근 이란과의 4경기에서 모두 0대1로 졌다. 모두 한골 차 승부였다.


이란 축구대표팀 케이로스 감독이 30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 센터(NFC)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케이로스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를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8.30/
'극강' 이란의 무실점 기록 깰까

이란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무패(6승 2무, 20점) 행진을 하며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전세계에서 두번째, 아시아에서 첫번째로 러시아행을 조기 확정지으며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8경기에서 무실점, 무패를 달린, 극강의 수비라인이다. 30일 기자회견에서도 키에로스 감독은 "내일 경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은 죽을 힘을 다해 뛸 이유가 있고, 이란 역시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뛸 것이다. 내일 경기가 재밌을 것"이라며 여유만만하게 웃었다. '난공불락' 이란의 단단한 '빗장'을 벗겨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러시아행을 조기 확정했지만 '무실점, 무패'기록은 이란의 강력한 동기부여다. 최근 전적에서 절대 우위지만 최종예선 홈 4경기에서 9골을 터뜨린 한국을 향한 경계심도 풀지 않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란 정부의 시의적절한 재정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원의 근거가 될 완벽한 경기력을 날마다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아시아의 최강의 자부심으로 위대한 무실점, 무패기록을 이어가자"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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