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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66)은 프로축구 울산 현대 감독 시절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했다. 시즌이 끝나면 세계축구의 트렌드를 쫓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클럽월드컵을 반드시 관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축구협회를 찾았다. 균열이 심해지는 한국 학원축구와 클럽축구간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한국보다 10여년 앞서 학원-클럽축구의 접점을 찾아 운영하고 있는 일본축구협회의 노하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의 영접을 받은 김 위원장은 일본축구협회 유소년디렉터, 기술파트 부장 등과 함께 한 4시간에 걸친 실무 미팅에서 모든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진학을 비롯해 거주자 원칙에 막혀있는 선수 수급, 최저학점에 묶인 U-리그, 기존 학원팀과 어울리지 못하는 프로 산하 학원팀에 대한 고민, 13세, 14세, 15세 이하 골든에이지 아카데미 운영 문제 등 현 한국 학원축구가 처한 현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 학원축구에는 워낙 정부쪽 지침이 많아 융통성이 발휘되지 않는 문제가 크다. 그러나 일본에선 학원-클럽축구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정부에서 먼저 유연한 대책을 마련해놓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기술위원장님께서 4시간 동안 화장실도 한 번 가시지 않고 집중하시더라. 경기 파트와 기술 파트, 기술위원회에 대한 부분을 묻고 답을 얻으셨다. 디테일한 질문까지 던지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발족된 초·중고축구발전협의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 협의회는 학원과 클럽축구 행정가와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협의체로 협회 관계자를 비롯해 초·중·고등연맹 전무이사, 시도협회 전무이사 3명, 초·중·고등 클럽 지도자 3명으로 구성됐다.
김 위원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학원축구가 운영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일찍 학원-클럽축구간 균열을 막고 잘 운영해오고 있더라. 사실 협회 실무자들의 보고를 받고 일을 진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이번 일본축구협회 방문으로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파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