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혼자 두고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픈 건 사실입니다."
신태용호 합류를 앞둔 대구FC 골키퍼 조현우(26)의 마음은 복잡하다.
세 번째로 손에 쥔 태극마크다. 2015년 11월 처음 A대표팀에 소집됐던 조현우는 지난 6월 A매치 2연전에 이어 다시 부름을 받았다. K리그 소속 골키퍼 중 유일하게 간택을 받았다. 자부심과 책임감이 공존할 만하다. 그러나 조현우의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바로 출산을 앞둔 아내 때문이다. 조현우는 오는 9월 6일 '아빠'가 될 예정이다. 처음으로 만날 자신의 반쪽을 기다리고픈 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최종전(9월 5일)을 마친 이튿날이다. 날짜 상으론 우즈벡 원정을 마친 뒤 귀국하면 곧바로 출산을 지킬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의 빛을 빨리 보고픈 아이의 마음은 종잡을 수가 없는 법. 자칫 소집기간 출산 소식을 들을 판이다.
2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를 마친 조현우의 마음은 표정에서 곧 드러났다. "A대표팀 합류는 영광스런 일이다. K리그 골키퍼 중 유일하게 발탁됐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출산을 앞둔 아내 혼자 두고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픈 건 사실이다." 그는 "기분이 묘하다. 축구가 중요하지만 가족도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아내가 '국가대표 답게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는 말을 해줘 그나마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란, 우즈벡과의 2연전에서 한국 축구의 운명이 결정된다. 골키퍼 조현우의 부담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조현우가 두 경기서 골문을 지킬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A대표팀에서 경쟁을 펼쳐온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아성을 넘어야 한다. 앞선 두 차례 소집에서 조현우는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조현우는 "지난 6월 소집땐 23명의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사실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럼에도 K리그 골키퍼 중 유일하게 발탁된 만큼 책임감이 크다. 첫 훈련 때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전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부분이다. 출전 여부를 떠나 A대표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면서도 "(김)승규나 (김)진현이형의 컨디션이 좋지만 나 역시 그만큼 준비를 잘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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