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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베테랑 센터백' 조성환(35)은 반전 있는 남자다.
"경기장에서 (조)성환이형의 투지는 20대인 저보다 대단하시다. 경합 상황에서 연결도 정말 잘하신다. 파이터 스타일이지만 평소에는 정말 부드러운 형이다.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제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조성환은 지난 2일, 인천 원정(3대1승)에서 올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39분, 이승기의 코너킥을 문전에서 필사적인 헤딩으로 떨구며 에두의 쐐기골을 도왔다. 도움 장면을 복기하자 그는 "골을 넣으려고 올라갔다"고 말했다. 거침없이 골을 노렸다. "감독님이 세트플레이에서 수비수들에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하신다. 골을 넣기를 바라신다. 그래도 '에두형'에게 어시스트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36세 공격수' 에두와 '35세 수비수' 조성환이 환상적인 쐐기골을 합작한 후 가슴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는 훈훈했다. "에두형이 와서 골 세리머니를 하자고 하더라. 기꺼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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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서 전북의 투쟁심을 북돋우는 전사, 리그 17년차, 전북 캡틴 출신 조성환은 올시즌 이재성-김민재 센터백 라인이 가동되면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4월23일에야 첫 경기를 치렀고, 이후 2일 인천전까지 5경기에 나섰다. 2경기 연속 출전은 인천전이 처음이었다 .'마음고생' 이야기를 꺼내자 조성환은 "감독님이 필요할 때 저를 써주셔서 감사하다. 수비선수들이 다칠 때 제 역할을 하다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최 감독이 조성환 등 베테랑들의 활약에 고마움을 표했다고 하자 "그래요?"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감독님은 직접 칭찬에는 인색하시다"라며 웃었다. "전북에 오래 있다보니까…, 동국이형도 경기에 못나가더라도 항상 기다리고 철저히 준비하신다. 우리는 그걸 보면서 배운다. 후배들도 동국이형의 모습을 보면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 경기를 안나갈 때 관리를 정말 잘하고, 경기에 나가면 골을 넣는다. 후배들이 배울 점이다. 저 역시 동국이형을 보며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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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은 매경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절실하게 부딪친다. 인천전 후반 35분, 상대 골대 앞에서 쓰러진 조성환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끝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보였다. 폭염의 그라운드에서 90분 풀타임을 뛴다는 것, 선수들의 체감온도는 어느 정도일까. 조성환은 "정말 힘들다. 한경기 뛰고 가면 몸무게가 4㎏씩 빠진다"고 했다. "한여름 경기에 있어서 어느 정도 노하우는 있는데, 최근 날씨는 정말 쉽지가 않다. 아무리 잘 컨트롤을 한다 해도 쥐가 난다. 쥐가 나서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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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첫 도움은 스스로에게도 선물이자 강한 동기부여다. "너무 기쁘다. 더 자주 해야 하는데…, 올시즌 골도 넣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1강' 전북을 지키는 힘, 지지 않는 베테랑의 힘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